매년의 12월은 사람 마음보가 고약해지는 달이다.
살아온 세월이 길수록 쉼 호흡은 늘어나고 동공은 축소된다.
그리고 까닭모를 초조함이 자리를 꿰차고 앉는다.
동서양의 성인들은 연륜의 더함이 인생의 무게가 되고 도리와 이치를 깨닫는 과정이라고 한다지만 그저 하루 밥 세끼에 등 따신 걸 낙으로 아는 보통사람들에겐 여전히 손이 달락 말락한 이야기다.
12월31일과 신년의 1월1일은 태양을 머리에 둔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 만들어 낸 무형의 시간세계다.
알고 보면 여느 날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시간이지만 우리는 연말연시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둔다.
그도 그럴 것이 물리적으로 형용할 수 없는 시간이 야금야금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도적질해가기 때문이다.
연말이 되면 목석이라도 이를 눈치 챈다.
자신의 반듯함이 허물어져가는 걸 바라보는 일은 육신의 탈을 쓴 이상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다.
헛헛함을 달래려고 인생무상과 공수래공수거를 말하지만 돌아서서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하는 걸 보면 우리들 본마음은 그게 아니다.
하여 연말이 애잔하고 쓸쓸하면서도 한 편 인내심의 부아가 돋는다.
변할 수밖에 없는 시간세계 안에서의 우리는 기차 레일처럼 시 공간과 만날 수 없는 게임을 해야한다.
그럴거라면 오기를 낼 수밖에 도리가 없다.
육신이 기력을 다해 항복을 할때까지는 최소한 비기는 게임을 해야 우리의 바라는 바 평범한 일상을 주워 담을 수 있다.
2018년은 戊戌年, 황색개의 해, 덧칠을 하면 황금개의 해라고 한다.
금이 변치 않는 금속의 상징인데다 황금개의 해라니 이왕이면 다홍치마다.
해마다 염원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우리들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이해관계와 사회적인 숙제, 더 나아가 국가의 미래가 불변의 황금색으로 변해가기를 소망해 본다.
이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바라는 최고의 바램이자 오는 후손들에게 물려줄 최고의 덕목이다.
오랜 세월 우리들 곁을 떠나지 않았던 누렁이들과 맞는 무술년 새해가 우리 모두에게 안녕과 기쁨을 주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17년 한 해,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신 이웃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가정과 하시는 일에 기쁜 일이 많아지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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