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겨울 이야기 3

*열무김치 2025. 2. 1. 22:52

 
 

설 뻥 1


쌀 강냉이 누룽지가 서로 선 보는 날
가설 성형외과 문전이 법석대고
마침내 번호 뽑기를 한다

아따메
내 껀 언제 된다요?
누가 새치기를 했구만

올때는 한 바가지
갈때는 한 자루
대목 볼 돈은 병아리 오줌이고
사고 싶은 건 왜 이리도 많다냐

돈도 튀기면 얼매나 좋아
많이 도 안 바래
엎드려 절하는 놈들 팍팍 인심 좀 쓰게
천 원 튀겨서 만원

설 대목 뻥튀기 난장에
고희 (古稀) 소녀들이 모여 앉아 가슴을 튀기고 있다.

설 뻥 2

아따 글씨
그놈이 철 나부렀어
빤쓴지 뭐시긴지 타고 왔던디
나중에 봉깨로
몰큼시 백만원을 넣고 갔더라고
고거 뿐잉가
가다마이에 도라꾸도 신청했다두만

글카고 내도
말캉 몰리 와서 엎드리 절해 쌌는디
이캉저컹 얼추 백은 나가부렀지
뭐 쌤쌤인디 기분은 째져부러
여틍간에
아들 농사는 짓고 봐야 한당게

기껏 듣더니
담 넘어 할마씨 입이 댓발이다
작년엔 이백이라 더니
두부자루를 짜나 보지
하긴 그래
저 영감탱이 비쩍마른 개나 고양이도
해마다 우는 소리가 다르더라

정월 대보름 익기 전에
끈 떨어진 연처럼 훌훌 날아갈 설 뻥
두어 그릇 퍼먹어도
한 살밖에 먹지 못할 삼팔 따라지
제 멋에 겨운 떡국 인생이 웃프다.


설 뻥 3

수입?
자꾸 물어보니
자네 한 테만 말하는 건데
달달이 몇 장은 벌지
몇 장?
몇 백 만원?

아따 이 사람 눈치 없기는
내 뽀다구가 것 밖에 안 돼 보여?
이 사람아 그거에 열 배

그날 밤
그는 쐐주 세 병 병나발을 불었고
나는 소화제 한 옹큼을 털어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