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여름 이야기 2

*열무김치 2024. 6. 20. 13:34

 

 

 

쥐 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어서

벽을 문이라고 내밀던 영감탱이
조석으로 기어 나와
쎄빠지게 돌담을 쌓더니
갈 때는 검불처럼 가뿌맀어

내사 몰캈는데
이른 봄에 뭐시긴가 삐죽이 올라 오기에
지 놈도 처먹고 살라고 글카나 보다
알아서 하것지

벙거지를 삐딱하게 쓴 사진쟁이들이 허벌나게 찾아와
시상에 없는 돌담이라고 막 찍어 대기에
워따메
베라먹을 놈들이지
고거이 찍어다 뭐시에 쓸라고
시커무둥둥한 돌데이 올킨게 글케 좋당가?

영감 소가지가
일소 뒷다리에 쩔게 붙은 소똥 딱진줄만 알았당게
삐죽이 올라온 줄기가 구렝이 담을 넘어
거무죽죽한 돌멩이에 척 붙는 꼬라지
벌건 꽃 매당게 짠 허네
내 눈깔이 요로크롬 다정한 줄 시방 알았어라

내를 가르쳐부러
소가지 시커매도
맬간 하늘게 뱅그레 웃는 꼴이
꼭 내 시집오던 그때랑게

떡을 할 영감탱이
골캐 일찍 갈거믄
저따구 멋 쥐켜나 주고 갈거이지
그 속 맴이 엥락없는 지지바였어라

글카도 좋아부러
맬간 하늘게 쪽 찐 꼬라지 눈물이 그렁그렁허네
돌땡이에 달랑 매달긴게 딱 내 맴이랑게
조까이께 뭬라고
눈물이 찍 나부렀어
시방 알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