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가을과 연애하기
*열무김치
2023. 8. 24. 09:01
고개를 숙여 봐
조금 더, 조그만 더 숙이라니까
그래, 그렇게 숙이니까 섹시하네
배시시 웃는 얼굴
비처럼 내리는 귀밑머리
언 듯 언 듯 청치마 사이로 내비친 날씬한 다리에 앉은 갈 볕
말쑥한 바람이 슬그머니 감싼 허리에
채 여물지 못한 나락의 질투가 이바구질이다
바람 저놈이 개 건너 점순이년도 흔들고 왔다지
여기 집적 저기 집적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조년 날씬하다고 흔드는 꼴이 눈꼴 시누나
지그시 눈감은 에스라인 방년 18세
조의 나긋함에 갈 볕 손길이 뜨겁다.
가을빛을 버무리다
풋풋한 몸매에 환장하겠네
나도 한 성질 하는데
이쪽으로 비비고 저 쪽으로 비비고
우리 한 번 땡겨 봅시다
엉큼한 빛에
초가을이 화들짝 놀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