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5월은 비를 타고

*열무김치 2023. 5. 7. 21:55

 

 

5월은 비를 타고


5월은 우물에 빠진 해와 달
두레박으로 퍼올린 파란 하늘에
가만히 손 담그면
창포로 스미는 얼굴

오랜 인연을 배웅하듯
그해 4월의 모진 바람에
꽃의 탄식이 깊었더니
너는 하얀 신부가 되어 내 앞에 섰구나

지독한 몸살이 남기고 간
깊게 패인 傷痕에
우유빛 살이 돋으면

꿈으로만 살 수 없어
삶의 거리로 나선 季節
봄의 뒤안길로 숨는 이야기들이
토닥토닥 연두빛 눈물로 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