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3월 연가

*열무김치 2023. 3. 13. 22:50

돌 담장

제 멋에 겨운 돌멩이 하나 하나에 봄이 들고

솔바람이 거든 가지마다 미소가 핀다

 

어느 산골 淸陰에 

꽃이 떨군 엽서가 가득하다

어느 것 주워 읽어도

가고 또 오는 이야기

 

사랑을 가르친 이 없어도

가슴에 금이 가고 입술이 타는 건

봄  

그 한 순간 타 버리고  떠나야 할

꽃이 남기고 가는 연서

 

그해 봄

한껏 물 올린 꽃 잔치가 끝나면

잔인한 4월은 이내 빚 독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