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가을이야기 22..서리태

*열무김치 2019. 12. 1. 20:15

 

 

 

"아직 콩 타작을 하지 않았네요."

"하긴 해야것는데 당췌 허리가 쑤셔 싸서.."

"콩 털 면 저 두 말만 주세요."

"둬 말씩이나 사다가 뭐시에 쓸라고?"

"메주콩 하려구요."

"서리태 로다 미주콩 하믄야 시상에 것보다 좋은 거이 읍지."

 

보름이 넘어서 콩 사러 다시 찾아갔다.

"콩 타작 하셨지요?"

"허긴 했는디 읍꾸만."

"예? 콩 단이 제법 많던데요."

"그거이 그만.."

할아버지 표정이 어두워 더 이상 여쭙지 않고 일어났다.

"내년에 사지요 뭐."

화물차 덮개를 덮는데 할머니가 주전자를 들고 나오셨다.

"썰썰한데 이거이 한 고뿌 자시고 가시게."

"그게 뭔데요?"

"기냥 몸에 이하다는 거 요거저거 막 끼린 거여"

시커먼 컵에 따라준 음료를 마시다가 궁금했다.

"콩은 다 파신건가요?"

"댓바랑게 다 가져갔어."

"누가요?"

"까시란 놈이 있어."

 

아들이 증권사에 다닌다고 했다.

주식에 손을 댔는데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모양이었다.

밭을 팔아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는데 그 땅을 팔아버리면 노인들이 갈 곳이 없어 들어주지 못했다고.

찾아온 아들을 그냥 보내지 못해 서 너 가마 난 서리태를 팔아 쥐여 보냈단다.

"올 겨울 어떻게 나시려고..."

"늘그이들이 먹새도 빌로고, 아이고 짠지만 있어도 갠찮어."

그냥, 뭐라고 할수 없는 먹먹함이 밀려왔다.

 

"올게는 기리 됐고 밍년게는 미주 콩 꼭 주꾸마."

황금빛 서리태는 그렇게 고향을 떠났다.

 

 

 

 

 

 

 

 

남의 얘기지만 씁씁하네요.
어쩌다가 증권에 손을 대어서 그아들이 그 늙으신 부모님을 힘들게 할까요?
저도 콩을 사둔 것이 있어서 콩나물을 키워 보랴고 노란콩을 불렸다가,
물을 조금씩 떨어 뜨려 보았더니 몇개는콩나물꼬리가 나오는데 다 썩있더라고요.
거름에나 쓸려고 어제 땅에 파묻었네요.

서리테콩으로 메주를 쑤시나요?
저도 콩나물을 서리태콩으로 다시 키워볼까 생각이 드네요.
서리태콩은 얼마전에 샀고,노란콩은 뉴져지에서 샀던 콩이었어요.
너무 오래된 콩이라 콩나물이 안자랐나 봅니다.
그 늙은신 부모님 연세가 어쩜 제나이 같으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보통 서리태는 서리를 맞고 수확한 검은콩을 일컫는데 메주용으로는 그렇고 보통 흰콩을 씁니다.
늦게 수확한 흰콩을 그냥 서리태로 부릅니다.
흰콩도 서리를 맞고 수확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겨울에 바짝마른 콩대를 베기도 합니다.
그때는 콩알 손실이 많지요.

콩나물 콩은 알이 좀 작은걸로 쓰는데 한국에서는 콩나물 콩종류가 따로 있습니다.
요즘 콩나물 공장에서 쓰는 건 재부분 수입산인줄 압니다.

주식에 손을 댄 사람들 대부분이 후회를 한다지만 그래도 투자는 여전하고 돈을 버는 사람도 있으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시골풍경이 이리 좋은건
시골에서 자란탓인지
나이탓인지
어찌됏던 맘이 포근해지는건 사실이네요
등장인물들이 생생하게
표정마저 느껴짐은
그만큼 글을 잘 쓰시는까닭일거라는 ᆢ

글 읽다보니 참 신비한게 서리이네요
홍시감도 땡감이 서리맞고나서 따야되고
배추도 서리맞고나서 김장하면 깊은맛이난다는데
콩도 그런줄은 미처몰랐네요
열무김치님댁 김잠김치랑 된장맛이
무진장 궁금하구요

두 노부부의 무너져내리는 가슴은
어찌해야할지 ᆢ
야속한 아들이네요

주식이나 로또의 유혹은
한탕주의들의 안일한 발상이지유ᆢ
자주 뵙는 분들인데 겨울나기가 걱정이지요.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아들도 생각이 있겠지요.

시골에 해를 걸러 콩을 좀 심는데 갈 시간이 적다보니 어느해에는 눈이 온 뒤 수확을 하는 헤프닝을 벌렸네요.
밭에 콩알이 많이 떨어지는바람에 수확량은 볼품 없었지만 덕분에 날짐승들이 횡재를 했을겁니다.
김장이나 된장은 아직도 시골에서 해다가 먹습니다.
입맛이 별나서가 아니라 시골에 장모님도 계시고 작게라도 농사를 하니 그러는 것 뿐입니다.

대두콩도 서리 맞고 수확하기도 하는가 봅니다.
당연 메주가 콩으로는 제일 상품이겠다 싶은데,
이야기를 읽고, 사진을 보니 그냥 대두콩 단인데 애잔하게 보입니다.

저그가 살면서 시골의 부모님을 얼마나 간절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을까?
그러면서 노인분들의 겨울을 살아 낼 돈을 그렇게 싹 가져 가버리고,
개미군단이 주식해서 벌었다고 재 투자하고 나중에는 손을 털고,
그 나중을 생각지 못하는 것도 또 사람입니다.
시골에도 콩 보다는 비교적 소득이 높은 채소농사를 많아 하다보니 콩농사를 잘 하지 않습니다.
간혹 심은 농가도 서리가 내리고 제일 마지막에 수확하는 경우가 많지요.
다른 일을 먼저하다보니 늦어집니다.
서리맞고 수확한 검은콩이 서리태지요.
시골에서는 늦게 수확한 걸 그냥 서리태로 불러 팔기도 합니다.
그걸 사다가 메주콩으로 쓰는데 그게 더 좋은건지는 잘 모르겠구요.
아내는 꼭 그 콩으로 메주를 쑵니다.

어머니 떠나시고 두사람 먹을거니 적게 담아도 되겠지만 그래도 몇 군데 줄데가 있으니 올해도 예년정도 장을 담글것 같습니다.
사투리로 쓰신말이 뭔말인가 한참 들여다봤어요 ㅎㅎ
진짜로 나이 들어가면서 먹고 싶은것이 줄어들어요
그닥 맛있는것도 덜하고요 김치도 덜 먹게 되고 그러더라고요.

서리태콩을 저희집도 무척 좋아해요
어머님 살아계실때 논둑에 그 콩을 죽~심으셨었는데 논둑에 심은 콩이 더 맛잇다나요
어려서부터 그 콩을 먹고 자란 우리 남편은 서리태콩 노래를 불러서 콩이 나올즈음 넉넉하게 사두곤하죠.

주식해서 벌었다는 사람보다 망했다는 사람이 더 많은것 같은데
저흰 생각도 못하고 살았지만
노인네 부모님 그 힘들게 지은 농사가 그냥 아들에게 넘어갔군요
글을 읽으면서 맘이 아프고 쓰립니다.
논둑콩이 더 맛나는 거 사실입니당~!
저도 농사를 할 때 논둑에 콩을 많이 심었지요.
사실 콩으로서는 논둑에서 자라는게 불만일겁니다.

검은콩이 몸에도 좋잖아요.
하지만 젊은이들은 콩 종류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당장에 저의집도 콩밥은 저와 아내만 먹습니다.
요즘엔 작두콩 말린 걸 먹는데 그런대로 맛을 들였습니다.

주식이나 기타 일확천금을 꿈꾸는 복권에 올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지요.
그만큼 살기 팍팍하다는 것인데 자신이 힘들면 기댈 곳은 부모여서 이런 사연들은 곳곳에 있습니다.

그런데 댓글 쓴 시간을 보니 일찍 일어나셨네요.
잠이 안 오시나?
밤을 꼴딱새고 디섯시반에 기상하여 도시락싸고 잠시 눈좀붙혔다 기쁨이네 가는 버스안입니다
잠을 못자 그런가 속이 미식미식 거리네요 ᆢ
부모 역할도 참 힘들지요?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이 우리에게도 해당이 되나봅니다.
수입콩 영역이 대세인 요즘
우리것을 지키는것만으로도 애국
대다수 농민들이 자신이 먹을량만 하니까 사실 시중에 팔 량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시중의 콩제품은 사실상 수입이 80%는 될겁니다.
애국
맞아요.
국산콩 애국.
기가 막히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연이 드물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자식에게 모든 걸 걸고 살아온 부모의 이야기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걸 생생한 대화로 읽게 되니까 지인의 이야기인양 다가옵니다.
그 기막힌 이야기가 '가을 이야기'라니...........
그래서 가을은 처연한 계절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자주는 못가도 어쩌다 들르는 곳입니다.
오래전 할아버지가 작은 점포를 했던 인연으로 가끔 콩이나 들깨를 사곤 했지요.
연세가 너무 많으셔서 이제 농사는 힘들 것 같은데 보니 대부분 할머니 손길이지 싶습니다.
그나저나 콩농사와 깨농사가 전부인데 콩은 아들이 털어갔으니 두 분께서 겨울 날 일이 걱정이네요.
오래 다니다 보니 별 희한한 일을 다 겪습니다.
우리나라가 전과 달라서 비약적인 발전을 했음에도 음지가 너무 많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참으로 야속한 가을볕입니다 ...ㅠㅠ
겨울 없이 다시 봄으로 건너뛸 수만 있다면
저 어르신들 냉큼 봄으로 모셔다 드리고 싶네요.
하하..
어쩌면 제 마음을 그대로 들여다 보신 것 같습니다.
찬바람에 다니기 싫어 가을 다음에 봄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그러게요.
설마하니 아들도 무슨 생각이 있겠지요.

가심이 먹먹하네요
부모는 그런건가 봐요
자식 키워보니 다 같은 부모맘입니다
그 자식도 잘되길 빌어봅니다.

그나저나 메주콩은 사신거야요?


제가 틈틈이 농사를 짓는 곳에서 구해왔습니다.

부모가 당신 마음을 알아달라고 하시진 않지요.
후일 세월이 더 흘러 자신이 그 위치에 가서야 알게 되겠지요.
모든 게 떠나버린 뒤에 말입니다.

연말을 맞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담주 엄마 만나러 가요 아버지두요
전 아직 부모님이 생전에 계셔서 감사하답니다
살아계실 때
공식 같은 이야기
되도록이면 실천하려고 하는데 안될 때가 더 많지만요

열무김치님께서도
한 주 평화로우시길요
부모도 그렇고 자식도 그렇고
각자도생해서 서로에게 짐이 안되는것이 제일 나은 그림인데
그게 어디 뜻대로 되어야 말이지요
애잔합니다.
부모도 옛 부모고 자식도 옛 자식입니다.
다 그렇지야 않겠지만 자기들 사는 것도 힘들다보니 옆을 돌아 볼 여유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만 유흥이나 관광을 가는 것은 경우가 틀린가 봅니다.
부모도 경제력이 어느정도 있어야 자식들도 아는 체 한다니 그저 자식들에게 올인하다가 남은 게 별로 없는 대다수 한국 부모들이 애잔합니다.
경제학자들은 그 중 50년대에서 65년도 생이 가장 고달플 것이라고 예고 하네요.
무슨 수가 나타나리라 희망을 걸고 살아야지요.
찾아주신 열무김치님, 반갑고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삶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연말입니다.
기쁜일 좋은일 많기를 바랍니다.
증권사 다녔던 친구들 말로가 대부분 좋지 않더군요.
고3때 제 짝도 그런 경우인데 문제는...
쉽지 돈을 벌다 보니 쉽게 쓰게 되고 사치와 낭비가 심하다는 점입니다.
차는 벤츠를 타야 하고 골프는 매주 쳐야 하며 아파트는 70평에 살아야 한다는데
수입이 끊긴 지금도 그 생활을 고집하니 딱하게 보입니다.
한 번 몸에 배인 생활을 포기하기란 쉽지않겠지요.
시간이 흐를수록 생활에 대한 박탈감을 느끼는 이유도 누렸던 생활의 지위나 형편을 포기할 줄 모르기 떄문이라고 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그래도 기회라도 있는데 남은 게 전무한 어르신들의 겨울나기가 딱한거지요.
어디 한두집입니까.....
시골 땅마지기들이 그래 저래 팔려나가는것이지요.
그럴수밖에 없는 막다름일지라도 자식의 죽는소리에 이길 부모 없지요.....
살아생전에 못판땅, 얼릉 돌아가셔야 파는데 라고 기다리는 자식들이
절대 없다고 손사래 칠수 없는 요즘 시상이기도 합니다.
헛허허허, 기냥 해본소리입니다요^^
그냥 해보신 말씀이 아니라 그런 집들이 너무 많지요.
어르신들도 돌아가신 뒤 뭐라도 좀 남아야 제사상 차린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지요.
살아가기 벅벅한 세대들이니 나무랄 수만은 없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못하는 부모들은 환영받는 노후가 되지 못하니 딱한 일이지요.
하기좋은말로 죽을때 까지 전지나 금전을 꼭 쥐고 당신들이 쓰다가 가라지만 그렇게 하는 어르신들은 실상 거의 없다고 봅니다.
사랑은 아직도 내리사랑이지 치사랑이 아니니까요.

그렇더라도 어르신의 긴 겨울나기가 걱정이긴 합니다.
설마하니 자식들도 모르는 체 하진 않을거라는 기대를 하는 수 밖에요.
마음이 쓸쓸해집니다
지금 어르신들의 현주소이기도 하고요
세상에는 잘 된 자식덕에 편안하게 사시는 분들도 있고
또 저렇게 마지막 것까지 다 갖고 가는 자식들도 있고
광에서 인심 난다고 뭐가 있어야 부모님께도 저리 하지 않을텐데요
자식들이 다 그렇지야 않겠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살기가 버겁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들의 경제력이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게 사실이지요.
그들을 나무랄 수만도 없는게 현실입니다.
그렇더라도 각자도생이 필요하고 독립이 중요한데 한국 부부모들이 자초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어르신들이 경루을 잘 나셔야 할텐데요.
부모에게 손 내밀어야 하는 아들의 마음은 죽기보다 싫었을 것 같습니다.
그 마음 드러낼 수 밖에 없었던 심정은 무너지고 또 무너졌을 것 같아요....
죽음 보다 생존이 더 힘 든 느낌이 듭니다.

한 해 농사 팔아 아들 손에 들려 주신 부모님 마음 눈물 납니다.
부모는 자식의 멍에까지 짊어지시고 당신의 굽어 가는 어깨와 허리는 체 알아 체지도
못하시고, 아들 고통만 느끼시는 끝없는 부모님의 마음을 읽으니 제 마음이 저리고 또 아프네요.
좋은 날 ...모두에게 고통 없는 날 왔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구세대보다 더 힘들게 삽니다.
구세대들은 물질적으로 궁핍했고 당장을 살아야 하는 처지여서 곤고했지만 그래도 가능성이 많았는데 현대 젊은이들은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문명속에서 경쟁으로 내몰리니 정신적으로 매우 힘이 들지요.

내리사랑이니 부모마음이야 뭐든 주고싶지요.
그 내리사랑이 설령 자식을 안 좋은 길로 내모는 원인이라고 할찌라도 그 사랑을 쉬 꺾기 힘듭니다.
그 어르신들이 모진 겨울을 잘 넘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잘 사는 그날이 비록 꿈이라고 할찌라도 꿈을 꾸며 사는 게 행복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