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사랑
꼭 한 번 왔다가라는 이웃 할머니의 말씀을 거절하기 그래서 과일을 사들고 갔다.
어머니 바깥출입이 넉넉했을 땐 가끔 들르셔서 이야기도 나누고 점심도 함께 했지만 바깥활동을 하지 못하시니 찾아오는 이도 없다며 답답해 하셨다.
" 그냥 오지 그건 뭐 하러 사오나. 이가 션찮아서 먹지도 못하는데."
"물렁해서 괜찮을 거예요."
"그래, 어머니는 괜찮으신가?'
"누워 계십니다."
"끌끌하시더니 세월은 어쩔 수 없구먼. 북망산천이 가까운 게야. 당연한 거지"
찬 날씨 탓에 환기를 시키지 않은 방에서는 냄새가 심했다.
윗목엔 빨래 감이 잔뜩 쌓여있었다.
윗목을 물끄러미 바라다보자 잔기침을 하던 할머니가 빨래 감을 주섬주섬 모아서 밖으로 내어 놓았다.
"아범이 올 때가 됐는데 무신 일인지 안 오네."
"세탁기에 넣어 드릴까요?"
"아이구, 아녀. 아범이 오면 할 거여."
왜 부르셨어요 하고 여쭈려다가 그만 두었다.
오랜 간 이웃으로 보았으니 그게 이유였을 것이다.
" 애들은 자주 오지?"
"예, 자주는 못 오고요. 지들도 바쁘게 사니까 무소식이 희소식 입니다."
"나도 손자들이 보고 싶은데 어인 일인지 도통 안 오네."
"연락을 해 보시지요."
"바쁜 애들한테 무신 연락은."
한동안 왈왈거리는 텔레비젼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슬그머니 일어났다.
"왜? 벌써 갈려고? 그러지 말고 조금 더 앉았다 가."
할머니의 권유에 너무 성급한 듯 싶어서 다시 앉았다.
"사실은 오래전에 손자가 왔다 갔는데 바람같이 왔다가 바람같이 갔어."
"아,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손자 말인가요?"
할머니 얼굴이 쓸쓸해 보였다.
"잠깐 와서 쳐다보더니 빵인가 뭔가 먹더니 곧바로 갔어."
해가 지자 방안이 금방 어두워졌다.
전등불을 켰지만 등 밝기가 낮은 탓인지 침침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손자가 세 살 무렵부터 십 년 가까이 내손에서 컸는데 참 무심 허지..
그래도 잔정은 많이 붙어 있는 줄 알았는데 컷다고 쑥스러워 그러는지 손 한 번 안 잡아주고 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멍하니 쳐다만 보니까 그것 참 ...덕 볼라고 한 건 아니지만 서도 늙고나니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네. 내가 키우던 손자가 맞나 싶고."
"할머니 손자만 그런 게 아니고 다른 집도 그래요."
"그럴까?"
"예, 옛날 생각 하시면 서운하시겠지만 아이들도 공부에 매달리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내리사랑이라지만 무신 놈의 세월이.."
더 있기가 그러해서 일어났다.
"잘 하겠지만 어머니 잘 건사하시게.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골목에 유달리 바람이 세게 불었다.
겨울의 까닭이 엄연한데도 골목에 불어대는 바람에 정나미가 떨어지는 건 사람의 간사한 마음일게다.
빨리 봄이 와야지.
마음도 풀리면 바라보는 시선도 부드러워질 테고 그러면 어르신들도 좀 덜 외로우시겠지.
아무런 손익 계산도 없었던 내리사랑같은 봄이.
내 손자만한 아이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저만 하는 건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아니,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대다수가 자신의 손자손녀가 최고일 것으로 생각하는 게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 성장하면 이번에는 뭔가 허전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 뻔하게 됩니다.
저는 아주 철저하게 되뇌이면서 지냅니다. '지금 행복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제가 잘 그러고 살아서 누구에게 연연한 정을 느끼고 쓸쓸해 하지않고 사는데,
아마도 아직은 제가 조금 젊어서 이겠지요.
저보다 더 이성적이셨던 제 친정어머니께서 한국나이로 올해90이 되셨습니다.
그 근엄하시던 얼굴표정이 어린아이 같아 지셔 가지고,
제가 친정에 갔다가 일어서면 따라 일어서십니다.
밖으로 나오셔서 배웅을 하시려고 하십니다.
"엄마 밖에서 넘어 지시니까 앉아 계셔요.또 올게요."헤어지기 싫은 아이같은 표정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제 동생들하고 같이 사십니다.또 두 조카도 같이 살아요.
물론 몇번씩 일년의 반은 에콰도르에 가서 사는 선교사 막내동생네 가족들이지요.
어쪳거나 나이드신 제어머니께는 최상의 조건이 아닌가 싶네요.
그렇게 가족들이 같이 살아도 어머니께서는 외로와하십니다.
그러니 혼자사시는 노인분들은 오죽하시겠습니까?
그런 분들께서 열무김치님을 찾으시는 것은 그쓸쓸함을 말씀하시고 싶어 하신것 같네요.
오늘아침은 교회들이 문을 닫았어요.눈이 조금 많이 와서요.
오랫만에 눈다운 눈이 내려서 경치가 아주 멋집니다.
엄동설한 빨리 지나 따뜻해지만 그래도 길 나들이라도 하면
더 좋을것같은데
찾아주신 발걸음 대신해서 감사드립니다
그래요 ..
다 내리사랑이지요
우리가 좋아서 이뻐해준거죠..짝사랑을 한건데. 자꾸 서운한 마음이 들지요?
올해 9세 되는 우리 손주만해도 지 애미가 떼어놓고 갈까봐, 아주 지애미 껌딱합니다.
가보면 인사만 하고 제 혼자 놀아요
할매한테 뽀뽀한번만 해봐 하고 사정해서 한번 뽀뽀하고 옵니다 ㅋ
오고 가는이 없이 홀로일때 ..
그때가 우리에게도 찾아오겠지요? ...
제가 모시는 어르신들중 유달리 자식 이름을 자주 부르면서 " 금옥아 언제오니 넌 내가 보고싶지 않니"
하면서 잠못 이루고 사신답니다
자식은 바빠서 못오는데... 유달리 자식들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맘이 아파요
자식 세대가 바쁘기는 하지요.
그러나 잔정이 남아 있다면 전화 자주는 아니라도 할 틈새가 영 없기냐 하겠습니까?
전화 할 때 그 아이들이 어떤 상황인지 몰라서 저도 전화를 하지 않습니다.
지금이사 저가 바쁘니 제 할일하고, 그려느니 하고 살고 있지만, 이 글의 할머니쯤 되면
쓸쓸하고, 외롭고 손주가 와도 손 한번 잡지 않고, 잠시 앉았다 가버리고 섬섭하실 겁니다.
저도 중학생 손주와 만나면 아직은 중학생이니 한번 서로가 안고는 잠시 옆에서 손 한번 잡고는
일 하는 틈새 잠시 잠시 쳐다 보다가 갈 때 한번 안아 보고는 보냅니다.
저희 부부들은 아기 때 2년을 데리고 있었기에 정이 다르다 해도 아이들은 그 정 다 잊었을 겁니다.
혼자서 사시는 할머니는 더 그럴테지요.
바람과 같이 왔다가 바람과 같이 가버리고 나면
휀하게 텅빈 마음에 허전함이 밀려왔을거 같아요.
아무런, 별로 중요치도 않은 하찮은 얘기라도 나눠주고 손한번 잡아주고....
그냥 이런말 저런말 걸어주는것만으로도 훈훈함을 느끼셨을거예요.
나눈다는것이 말로는 쉬워도 정작 잘 안되는.....
헛허허허, 그렇다는게지요.
거동이 괜찮다면 이웃에 마실이라도 다니시면 덜 하실텐데
자식들이나 손주들이 가끔 전화라도 주면 덜 외로울텐데요.
소외감 이라는 시를 썼었는데 제대로 의미전달과 표현력이
서툴다 보니 아쉬움이 크네요.
읽는 이들이 무관심과 소외감을 한번 씩 생각해보면 좋을텐데요.
어머님의 건강은 어떠신지요.
날이 따뜻해져서 따뜻한 햇빛과 맑은 하늘을 맘껏 보시면 좋을텐데요.
편안한 오후 되세요.
조카들 서울 유학하고 없으니 아침에 동생내외 보고 나면 캄캄해야 들어 오는 아들 내외
사는게 다 그렇습니다.
할머니 참 외로와 보이네요.
다 ..편안히..평안히...그런날들만 되시길 빌어드립니다. 가족 모두 힘내세요.
어찌보면 짝사랑 인듯 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소 닭 보듯...닭 소 보듯...
덕보려고 키운 것은 아닐지라도
얼마나 서운 하셨겠어요
나이 들수록 자손들이 마냥 그리운데 다들 멀리있고
늙기고 서러운데 외롭기 까지...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파왔네요...
안아 주고 쓰다듬어 주고 가 생활화 되어야지 커도 자연스러워지죠
무엇 보다도 가정이 회복해야 됩니다
저도 몰랐으니까요^^
나이가 먹어감에 옛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이 옳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 어느새 저도 어른이 되어있더라구요.
지난 세월에 미련갖지 말고 현실에 적응하며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ㅎ
아름다운 매화, 아름다운 글과 함께 감사히 머물다 갑니다!
긴겨울을 지나며 매화피는 봄이 그립네요
평온한 밤 되시고 매일매일 좋은날 되세요~
아내와 늘 약속하는 사항이 있습니다.
훗날 아이들이 결혼하여 손주를 보게된다면
아들 내외나 손주들에게 연락하여 '보고싶다'는 표현을 하지말자...
부담을 주지말자는 뜻이 우선이지만
사랑이란 마음 속에서 간직하다 베풀면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덜 쓸쓸해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며느리가 시어머니께 "어머니 우리는 어머니의 기쁨조가 아니랍니다."
웃을 수도 외면 할수도 화낼수도 없이 고개 끄덕여 지는
내용이 맞다. 생각했습니다.
그렇죠 ...자식이 부모의 기쁨조는 아니지요.
하지만 부모는 끝없이 그들을 통하여 기뻐하기를 바라고 있는 모습...
저의 모습이기도 할 것입니다. 분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