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아내 앞에 죽어야 복이라구?

*열무김치 2018. 11. 22. 19:41

"오래 오래 사세요."

"그렇게 오래 살아서 머시기에 쓸려고,. 다 쓸데없는 헷소리여."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잖아요."

"어느 놈이 그따구 소리를 지꺼리누"

 

 

 

 

 

 

편마비가 온 남편을 수 년 간 부축하며  운동을 시키는 할머니가 있다.

눈비가 오는 날이 아니면 거의 매일이다시피 동네를 한 바퀴 돈다.

가끔씩 학교 운동장에서도 만나고 늦은 오후시간에 산책로에서 만날 때도 있다.

동네에서는 참 대단한 양반이라고 소문이 나서 그분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우스개도 생겼다.

남편 되는 사람은 꽤 탄탄한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다고 한다.

직장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높은 자리까지 오르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지만 그 명성 때문이었는지 얼마 가지 못해서 바람을 피우게 됐고 딴살림을 차리게 되자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했단다.

슬하에 남매를 둔 그 분은 새살림을 차린 곳에서도 딸 하나를 두는 등 한동안 참깨 들깨를 고소하게 볶았다는데..

마치 어느 통속적인 연속극 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듯한 그분의 가정사는 결국 그분이 중풍을 맞아 몸  한 쪽이 마비되면서 끝이 났다고 한다.

새로 살림을 차린 여자는 중풍이 걸린 뒤 얼마 가지 못해서 남편과 딸을 버리고 줄행랑을 쳤다는데 이는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과장되게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가정사는 사실상 두 사람밖에 모르는 거여서 소문만 듣고 그 사람을 판단하기엔 무리수가 있지 않겠는가.

남편이 가정을 버리고 떠나자 한동안 속을 끓이던 본처에게 그 양반이 다시 들어온 건 몇 년 뒤였는데 남편이 있던 곳이 요양원이었다고 한다.

모르긴 해도 떠났던 남편을 다시 맞을때는 본처의 고민이 이만저만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 장래나 후처가 낳은 딸 문제 등 걸리는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었을 테고 이를 바라보는 동네 사람들의 시선도 간단하지 않았을 터이다.

그분의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한 결 같이 말했다.

"본처 버리고 간 벌 을 받는 게야. 그 꼴로 살다가 죽던지 말던지 내버려 두지, 뭐가 이쁘다고 받아주나. 등신이 따로 없지.

저 건 본처의 도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천사도 아니야."

그러거나 말거나 그분은 편마비로 행동이 부자유스러운 남편을 부축하여 매일 운동을 시킨다.

경제사정이 뻔 할 거 같음에도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모두들 직장생활을 하는데 가끔 아버지를 부축하여 운동을 시키는 모습이 보였다.

 

"남의 집 속사정을 어떻게 다 알겠어. 어쨌던 대단한 할멈이야. 말이 그렇지 저렇게 하기가 어디 쉬운가"

"나 같으면 어림 반 푼도 없겠다. 그동안 당하고 산 것도 억울한데 누구 좋으라고.."

"보통 여자는 아니지. 여걸이야."

"다 구세대 참고 살아온 여인들이니 그나마 있을 수 있는 일이지.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얘기고."

"저렇게 속을 썩였으니 일찍 가는 게 도와주는 거야. 본처 앞에 죽는 게 복이 아니겠어?"

듣고 있다가 한 마디 거들었다.

"아내 앞에 먼저 죽는 게 뭐가 복 이예요. 사람 명을 마음대로 하는 것도 아닌데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

"에혀, 이 양반아, 그거 다 몰라서 하는 소리여. 홀아비 이가 서 말, 과부 쌀이 서 말이라는 말도 있잖여.

늙어 마누라 없이 사는 사람 그거 사는 게 아니여. 마누라 앞 서 가는 게 대복이라니까.

당장 저 할멈 보라구. 대부분의 조강지처들은 끝까지 늙고 병 든 남편을 돌보지만 남자들은 그게 아니여.

지 앞 닦음이 조금만 시원찮아지면 석 달을 이기지 못 하구 새장가를 가던지 마누라 중병 걸리면 요양원으로 보낸다니까."

"에이, 과장이 너무 심하시네요."

"어이구, 자네는 안 그럴 것 같은가? 사내놈들이란 대개가 그려.

양은냄비처럼 달았다가  조금만 뒤가 구려지면 번개처럼 손바닥을 뒤집지. 주변을 한 번 보라 구.

당장 저 건너 골목 심 씨도 마누라 중풍 걸리고 끝까지 돌보네 하더니 똥 줄줄 싸니까 두 달을 못 버티고 요양원으로 직행 했잖여."

할멈이 남편을 돌보는 경우는 많아도 어디 할배가 할멈을 돌보는 경우가 얼마나 되여. 가물에 콩 나기보다 어려울 걸."

 

쩝....

나보다 세월을 먼저 산 생활의 달인들이 경험으로 우려낸 말이니 하수가 우길일도 아니다.

하여 죽고 사는 게 하늘의 뜻이지만 웬만하면 아내 앞에 먼저 저 세상으로 가는 게 대복이라는데 뭐라고 토를 달겠는가.

 

여보,

당신보다 먼저 가는 게 대복이라는 데 어떻게 생각 하시우?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겠지요.
생각해본 일이 없었는데,아니 어쩌면 생각을 안하려고 했던 문제인지
지금도 생각이 안됩니다.제남편이 제가 더 오래 살면 친정여동생하고 같이 살라고 합니다.

막 제남편에게 "내가 먼저 죽으면 어떻게 살거야?" 하고 물어보니 "당장 다른 여자 얻어야지 하네요."쯧쯧....
니이 80넘어서도 남편에게 온다는 여자가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다행이네요.나없이 남편만 두고 갈 생각에 불쌍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냥 죽는 것도 이러한데 둘중에 하나가 병들 때가 문제로군요.
나이들어서 병들고도 서로 같이 살 배우자가 되어야 할텐데,그 생각은 좀 어렵네요.
이런 얘기는 젊은이들은 시큰둥하기가 예사일 것 같지만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실감난다 싶습니다.
'오래 살고 싶다'는 속마음이고, '죽어야 하는데.....'나 '나는 정말 오래 살고 싶지는 않아!' 같은 건 겉마음일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느 것도 다 쓸데없는 말일 것입니다.
스스로 목숨을 조절하면 몰라도 그게 어디 사람 마음대로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세상에 이보다 더 실없는 얘기도 없을 듯한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보다 더 진솔한 얘기도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참으로 묘한 얘기입니다.
정다운 벗님~ 반갑습니다 ~! ~오늘도 잘 보내고 계시지요~ ^^.^^
오늘이 小雪(소설)이죠~ 아침엔 얼음도 얼고, 기온은 조금씩 떨어지고 추워지고 있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행복이 가득 하시길 빕니다.
여유롭고 포근한 저녁시간이 되세요.~님과 동행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눈이라도 내릴것 같네요~~!

祥雲// 자고 가는 저 구름아 드림.´°`°³оо☆

아내들 역시 그런 마음이 조금씩은 있겠지요.
말로는 ‘내가 하루라도 당신보다 나중에 가야 하는데’
그건 서로의 마음이 잘 맞아서 사랑하는 마음인 것 같은 때..

‘어이쿠, 저 웬수~ 니 죽고 나 살자’ 그런 날도 있고요.
분초를 바꿔 달라지는 마음이 깨도 볶고 콩도 볶더랍니다.
평생 한번도 안싸우고 산다는 부부들~ 그 사람들은
서로에 너무 무관심한 거 아닐까도 싶으네요. ~!^
배추도 무우도 섞여야 제 맛을 내게 되던데요.
할 말이 없네요..
같이 살다 하나 먼저 가면
남은자가 복일까
먼저 간자가 복일까...
천국가서 만나 비교해야 알테지요.
먼저가서 편했는지
나중 와서 좋았는지..
소설 같은 이야기입니다.
바람나서 딴 살림 차린 것을 바라 보는걸 전 참 많이 보았지요
그애통함은 시간이 흐른다해도 지워지지 않지요
제가 아는분은 직장 퇴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 왔지만 결국 얼마지나 지인 돌아가셨지요
남편분 가끔 길을가다 보지만 갠히 눈을 홀겨 보고
저 인사도 않하지요.ㅎ
위글 경우 세대는 어쩌겠어 하지만 세대가 점점
달라지는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병들어 이세상을 떠나는 날이 있겠지만 하루 하루 건강하게 살아줄 의무가 있다고 전 늘 남편에게
이야기 하지요.
지금이 힘들어도 둘중 한사람 병들면 온 가족 자식 까지 힘들어 질거라구요
서로 건강 지키는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라고 말 하지요
정말 남편때문에 화났을때는 더도 덜도 말고 딱 1 년만 먼저가서
고생 좀 했으면 하는 생각이다가
화 풀리면 조금이라도 내가 더 살아서 잘 보살피다 금방 따라 가야지
인간의 삶이 어디 우리 마음대로 되는것도 아닌데
가끔씩 쓸데 없는 생각을 해보는건 누구나 마찬가진가 봅니다.ㅎㅎㅎ...
저도 젊은시절
남편이 미울때 내가 먼저 죽어서 두고 두고 마음 아파해봐라 했는데
근데 남자가 먼저 먼나라 소풍을 떠나야
더 나은것 같다고 다른 블에서 얘기하고 왔어요
신파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얘깃걸이네요.
지금 나이 지긋하신분들은 으례 그러려니 살아왔기에.... 저정도의 표용과 받아들임이 있겠지만
앞으론 꿈도 못꿀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