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가을이 오는소리

*열무김치 2016. 8. 9. 07:03

 

 

 

 

 

입추가 지났지만 한낮엔 밖에 잠시도 서있기 힘들 만큼 더위가 대단하다.

단 10분만 돌아다녀도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다.

입추는 줄행랑 쳤고 그래도 처서는 체면치레는 할 테니 곧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리라.

성서 전도서에는 범사가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다고 했다.

"그래도 더운 게 좋아요. 아무 데나 누워 잘 수도 있고 난방비 안 나오니 없는 사람들은 겨울보다 여름이 낫지.

그리고 여름이 이 정도 덥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야. 볕이 뜨거워야 가을에 먹을 게 많아요."

가을 준비를 하는 달동네 할아버지의 철학이다.

여름 빛 그냥 버리기에 아까워 벌써부터 초가을 손님이 하늘에 걸렸다.

낮 길이가 제법 짧아졌다.

덥다는 말을 밥 먹듯이 하지만  더위와 씨름 하는 동안 인정머리 없는 8월은 어느새 중순으로 간다.

자신이 늙는 건 모르고 세월만 탓한다는 말이 있다.

우직한 바위도 세월의 볕 앞에서 부서지듯 영악한 우리도 부서져야 다음이 온다.

지식이 더하면 근심이 더한다는 말도 가고 오는 계절이 귀띰한게 분명하다.

우리가 귀를 닫고 듣지 않아도 계절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곧 내려야 할 정거장을 

일러주었기 때문이다.



 

 

 

 

 

 

 

 

 

 

 

 

 

 

 

 

  고추잠자리

 

 

 

 

가을 눈치에  모두들 내숭인데

뜨거운 햇살 무안하게 빨리도 익었네

짧은 가을엔 사랑 하기도 벅차

얼른 사랑고백을 하기로 했다오.

 

붉은 꼬리질에

숨 죽이고 바라보는 늦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