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아름다운 숙제
*원주 백운산 계곡
오랜 가뭄의 공백을 깨고 드디어 비가 내린다.
7월 장마는 꿔서라도 한다는데 그말이 오랜만에 체면을 차렸다.
강 주변을 다니면서 용존 산소 부족으로 물고기들이 허연 배를 내밀고 떠오르는 장면을 보면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해 저절로 생각하게 된다.
그런걸 보면 자연의 변화 무쌍함은 때론 채찍으로, 때론 어머니 손길같은 부드러움으로 우리들을 가르친다.
우리들이 단것만 삼키려 하니 그게 문제다.
언덕에서님 (http://blog.daum.net/yoont3/11301979) 이 동건엄니 (http://blog.daum.net/whdudat/179) 께로부터 소개 받았다며 릴레이 20문 20답 이라는 숙제(?)를 내어 주었다.
느닷없는 제안을 받긴 했지만 블로그 이웃분들이 아니라면 이만한 관심을 가져 줄 분들이 어디 있겠는가를 생각하니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자기 자랑질을 해야 먹고 사는데 더 유리한 세상임은 분명하다.
하여 직장 초년생들은 어떡하든 자기를 예쁘고 아름답게, 그리고 멋지게 포장해서 상대방에게 내어 놓으려 한다.
요즘 괴상한 말을 듣는다.
그 남자가 그남자 같고 , 그 여자가 그여자 같다는 것이다.
성형 공화국이라는 말이 돌만큼 거리엔 아름다운 사람들이 즐비하다.
늘씬한 키, 크고 동그란 눈에 오똑한 코, 도무지 나이를 짐작 할 수 없는 주름없는 얼굴...
거울 들고 한참을 바라 보아도 도데체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는 본인의 모습을 바라 보노라면 지금까지 뭐하고 살았나 싶다.
이젠 견적이 너무 많이 나와 구제불능이라는 병원 다니는 동생의 말을 듣자니 부아가 슬그머니 돋는다.
예쁘다고 소문난 그 집 딸래미가 낳은 아이 얼굴을 보니 들창코에 합죽이 입이더만 아이의 아빠 엄마 본래 얼굴 보지 않아도 비디오다...
며느리 볼때 반반한 얼굴 혹하지 말고 사돈 될 사람들 얼굴 잘 보아야 한다니깐..
허...괜한 심술보다.
아무리 그래도 세월은 내 말 따위는 아랑곳 않고 제갈길 가기 바쁘다.
그래 , 이제 얼굴로 승부하긴 글렀고 우아하게라도 보여보자.
나 이렇게 긍정적인 마인드로 우아하게 살아 간다고 마구 우겨도 너그럽게 보아 넘길 블로그 분들이 아닌가.
울고 싶은데 뺨 때려 준다는 생각으로 한 번 써보자.
1.나의 블로그 닉네임
열무김치라는 닉네임을 보고 어떤 블로거는 여자인줄 알았단다.
그 수많은 닉네임을 두고 하필 열무김치라니.. 당신 열무김치 담궈서 파는 장삿꾼 아니여?
결국은 택배로 보내 줄 수 있느냐 라고 댓글을 단 사람도 있었다.
80년대 평창 고랭지 지역에서 채소농사를 할때 얼갈이 무를 심었다.
강원도 비탈밭은 요즘말로 삐딱해서 실수로 한 번 구르면 저 아랫동네까지 공짜로 굴러간다라는 우스개가 있었다.
고랭지 지역이 대부분 산지다 보니 여름에도 그리 덥지않은 편이었다.
무우씨를 파종하고 어느정도 지나면 열무가 빽빽하게 올라 오는데 그무렵 솎아내기를 한다.
이때 적당하게 자란 열무는 열무김치를 담그는데 최적의 재료가 된다.
마트에 나가면 열무라고 묶어놓고 파는데 딴지를 걸자면 그건 열무김치를 담그는 열무가 아니다.
크기나 질에 있어 전에 열무김치를 담그던 열무완 차이가 많다.
너무 크고 뿌리도 연하지 않아 그대로 담그어 먹기엔 부담스러운 편이다.
아예 열무김치를 담그는 용도로 기른거지만 그냥 다 자라지 않은 무우 줄기라고 표현하는게 맞겠다.
그게 무신 소리요?
패스~
(사실 말하려는 열무김치가 사진같은것은 아니다. 줄기가 너무 크고 억세서 무줄기 김치라고 하는게 맞겠다.이제 옛날의 열무김치는 꿈에나 보게 생겼다.))
각설하고..
솎아 낸 열무를 다듬어 소금을 뿌려 절이는데 절이는 시간을 짧게해야 한다. 너무 절이면 열무김치의 특이한 풍미가 확 줄어든다.
간단하게 절인 열무를 흐르는 계곡물에 잘 씻어서 소쿠리에 건져 놓고 양념을 준비 하는데 양념이 간단하다.
붉은 생고추, 마늘, 매운 고추가루 조금,생강, 파 나 양파를 갈아넣고 열무김치 속을 만든다음 준비 해 둔 열무를 섞어 버무리는데 멸치액젓등의
육젓은 사용하지 않고 북어 머리를고은 물이나 과일로 담근 액기스를 소량 첨가 하여 버무린다.
버무린 김치는 냉장고에 넣는게 아니라 흐르는 계곡물에 담그어 두는데 이게 핵심이다.
천연 냉장고인 흐르는 계곡물은 비슷한 온도를 유지 하기에 2~3일이면 아주 알맞게 익었다.
김치 냉장고에 넣은 김치는 얼른 시지는 않지만 깊은 맛이 없고 풍미가 적다. 반면에 흐르는 계곡물에서 적당하게 익은 열무김치는 오묘한 맛이
난다.
열무김치에 밥을 비벼 입이 메져라 퍼넣고 남은 국물로 국수를 말아 먹기도 했다.
난 양념을 많이 쓰는것 보다 적당하게 절인 열무에 붉은 생고추만 갈아넣고 소금물로 간을 맞춘 후 그대로 익힌걸 좋아했다.
백김치도 아닌것이 계곡물에서 금방 건져낸 열무단지에서 갓 꺼낸 시금 시금한 열무김치와 국물은 아주 희한한 맛을 내 주었다.
그맛에 반해 난 일주일 내내 열무김치로만 밥을 먹었지만 한번도 물린적이 없었다.
이만하면 열무김치라는 닉네임을 지을만도 하지 않겠는가.
서두가 너무 길어 나머지는 다음에 쓰겠다.
백운계곡의 명경수
*물봉선
어느듯 7월 하순이다.
비록 가물어 계곡은 마르고 초목은 목말라 있지만 곧 흡족한 비로 풍성해 지리라.
이 기나 긴 기다림이 가을에 내어 놓을 풍성한 열매를 위한 수고이기를.
첫 댓글에 영광을 안고 이래서 또 다른 분의 블친을 만나게 되는 것이네요.
블로그 닉네임이 그래서....
빙그래 미소 짓고 내일을 기대합니다.^^
캬~~
말씀처럼 잘 담은 열무김치를 국수에다 말아먹으면 그야말로 천하일미이지요.
그건 그렇고 선생님의 <릴레이 20문 20답>은 20회로 연재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
밤이 되면 얼마나 싸늘한지 늦가을 날씨입니다.
그래도 비가 조금은 내려줘야 강물 꼴이 될 터이고
그래야만 강변 물놀이가 가능한데 참 깝깝하군요.
이번 인사발령에 친한 동료 둘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가슴으로 시익 찬 바람이 지나갑니다.
재미있네요...답을 보며 좀 더 알게 되는 것도 좋구요..
열심히 읽다가 , '서두가 너무 길어 나머지는 다음에 쓰겠다' 라는 말씀에 웃음이 났습니다.
다음편을 기대하며 다시 찾아 오겠습니다^^
그래도 과연 다른 두분은 어떻게 하셨나 궁금하여 빠꼼 들여다 봅니다...
이거 은근 재밌기는 하네요~^^
색도 곱고 지금 그곳에 달려가면 먹을 수 있는건가요? ㅎㅎㅎ
남편이 열무김치를 넣은 국수를 좋아 한답니다.
어머님이 해 주시던 열무김치 국수가 가끔 생각나나 봅니다.
한국은 아직도 더운지요.
불로그에 대한 릴레이 바톤을 넘겨 받으셨군요
불로그에 대한 견해 올려 주심에
선생님에 대한 이해를 더 많이 할 수 있어서 감사드림ㄱ
저 또한 불로그에 대한 이해를 많이 배워 갑니다, 선생님1
아름다운 영상과 열무김치를 감상하다 보니
보리밥 양푼에 비벼 먹던 지난 시절이 생각나서
아련한 추억 속에 머물러 갑니다, 선생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오후지만
여름이니까 덥겠지 하는 마음으로
무더위 이겨 내시는 고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선생님!
- ★ 미다스 kan7ry
- 2014.07.24 19:27 신고
- 수정/삭제 답글
저역시 육식보다는 채식이 몸에 더 맞습니다.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인데 피해 없기를요.
- ┗
- ★ 미다스 kan7ry
- 2014.07.25 18:03 신고
- 수정/삭제
찜통 청사 , 입니다. 더운날 얼굴 뵙긴 힘든 시장님 멀리서 확인,, 설명해 주시는데, 듣는것도 더운날 고생이 많으시어
도리어 그렇습니다. 다른 이유로 더운 점이 겹치어 그런듯 합니다.
도서관에 들리어 아이들의 작품과 동활 읽었는데, 그림동화를 몇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짧은 동화한 번 읽어 보시렵니까? ㅎㅎㅎ. 철학이 생깁니다. 욕나오고, 힘빠지고 눈물나고, 열나는날,, 전 이렇게 단순합니다.
열무김치 사진 보니 더 먹고 싶고...
열무김치 담그는법을 읽는데도 계속.....
열무김치 해본지가 언제인지...
저도 궁금했는데 이제는 풀렸습니다.
그곳도 이제는 해갈이 됬겠지요.
오랜만에 단비에 감사입니다.
20운 20답을 쓰시면 열무김치님 몽땅 알게 되네요.
기다립니다.
이제 1문 1답이니 언제......
저 사진의 맛깔스러운 '열무김치' 좀 담가서 파셔도 좋을 텐데......
일전에는 아내가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왔는지 알아보는 전화를 하더니 저녁 좀 알아서 챙겨먹어라고 했습니다.
냉장고를 열어봤더니, 아! 이런...... 먹던 반찬은 마늘과 양파뿐......
'저 큰 통엔 뭐가 들었나?'
열어봤더니 열무김치통 아니겠습니까?
그걸 꺼내어 쓰신 것처럼 즐겼지요. 거뜬하게 한 끼!
말씀하신 것처럼 질기고 해서 옛맛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게 먹을 때마다 허전하게 하고 '이상하다. 이상하다'며 먹게 합니다.
오늘도 시원하고 아늑한 정경 많이 봤습니다.
이게 페이스북에선가 나온 이번트라던데 블로그에서 이런 문답놀이도 유행하나 보네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저야 상업블로그로 전향할 생각이라 제게는 바통이 안 넘어 온 것 같네요.
조만간 상업블로그로 바꿀 생각입니다.
문항을 찾아 보니 제게 쓸 말이 별로 없네요 ㅎㅎ
저도 그냥 패쓰할 것 같습니다.
사진 모두 다 화보입니다.
이런 사진 찍고 싶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