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작은 인연

*열무김치 2013. 11. 27. 23:39

 

 

 

 

 

 

 

겨울에 늘 다니던 등산로에서 작은 옥수수통 하나를 주웠다.

너무 작아서 버리려다 색깔도 예쁘고 하도 앙증맞아서  주머니에 넣으려니 아내가 말렸다.

" 그거 뭐하려구요.산짐승이나 먹게 두지."

"그러기엔 너무 이쁘게 생겼네."

집으로 돌아온 뒤 책장 한켠에 두고 잊어 먹었다.

올해 작년에 부치던 밭과 새로 일군 밭의 규모가 제법 커져서 들판에 자란 개똥참외 맡듯 이거저거 잔뜩 심었다.

고추, 감자, 옥수수,아욱, 완두콩, 방울토마토,근대, 호박....

"그냥 사다가 먹는게 더 싸지 않겠어?"

"무공해 농작물과 비교 하지 말아요."

생땅을 파 일구느라 고생을 했으니 그게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심었다.

아욱이 머리를 풀고 고추가 먹을만하게 달리자  시간만 나면 밭으로 달려갔다.

올해는 시장에서 사다가 심은 마디호박이 제 구실을 하는 바람에 일찍부터 호박맛을 보는 호사를 누렸다.

보통 조선호박이 중복은 지나야 제구실을 하고 이웃에게도 인심을 쓰기 때문이다.

장마비가 후주죽 내리는 휴일날, 책상앞에 앉아서 청승을 떨다가 우연하게도 지난 겨울에 등산로에서 주웠던 작은 옥수수통을 보게 되었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미 여름 복판인데 이제 심을 수도 없고.. 지금 심어도 되려나?

옥수수를 만지작거리다가 슬그머니 밭으로 갔다.

지금이라도 심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이미 모든 작물로 빽빽한 밭 여기저기 귀퉁이를 파고 작은 낟알을 심었다.

그리고 얼마 뒤 가냘픈 싹이 올라왔다.

저게 구실을 하려나?

그리곤 솔직히 잊어 버렸다.

밭 구석이니 얼른 눈에도 띄지 않은데다 저게 뭐가 될까 싶어서였다.

9월초순 쯤 작은키를 한 옥수수대에서 같잖은 개꼬리가 올라오는게 보였다.

어쭈구리...요놈봐라..

하지만 옥수수대 옆구리에 찬 옥수수통은  너무도 작아서 눈에 차지 않았다.

옥수수 키가 너무나 작아서 얼른보면 다른 작물처럼 보였다. 

아내가 그게 뭐냐고 묻기에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그걸 뭐하러 심었느냐는 핀잔이 돌아왔다.

그리고 또 잊어 먹었다.

들깨를 털고  늙은 호박을 수확하고 고추대를 모두 뽑았다.

그러고 보니 작은키를 한 옥수수가 눈에 들어왔다.

그걸 뭐하러 따냐는 아내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하고 낫으로 옥수수대를 베어 껍질을 벗겨 보았다.

앙증맞은 빨간 옥수수통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히야...!

한결같은 붉은빛의 작은 열매들이 나를보고 웃었다.

정말 이쁘네~!

"어이구..뚝배기 보다 장 맛 이라더니 보기보다는 다르네."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내가 퉁명스레 말했다.

기특한 녀석들...그렇게 무관심 했는데 이렇게 제 역할을 하다니...

가을햇살에 반짝이는 한 생명체를 바라보니 그 변화가 놀랍고 대견하다.

책장 한 켠에 그냥 버려 두었다면 그것으로 생을 마쳤을 아주 작은 생명이 흙과 바람과 햇볕의 사랑으로 또다른 생명을 낳은것이다.

전에 그렇게 농사를 했음에도 왜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나는 무슨 신천지를 발견한 것 처럼 멍하니 쥐이빨 옥수수룰 바라다 보았다.

 

역시 무슨 생명이든 위대하다.

 

 

 

 

사람으로 치면 앙증맞고 귀여운 아기같은 모습인데요
한 알의 밀알이 떨어져 수백개의 낱알로 다시 재생 되는
저 하나의 낱알보다 내 존재가 나을 것이 무에 있는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사진으로는 크게 보이지만 정말 작습니다.
저걸로 팝콘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삶아 먹기는 좀 그렇구요.
아울님 말씀에 저도 공감 합니다.
세상 모든 사물이 다... 제 한목은 하는 법이지요~~ ^^* ㅎ
조물주의 작품이라고 생각 합니다.
저 작은 녀석이 세월을 거스르지 않고 적응 하는걸 보면 자연의 힘이 정말 묘 합니다.
선생님!
작은 옥수수가
넘 귀엽고 예쁜 색감을 지녔군요
그렇습니다
씨앗은 흙속에 묻힐 때 진정한 가치를 읽어 줌이지요
한 켠에 그냥 놓아 두었다면 아마도 벌레 먹어 지금쯤은
티워졌을터이지요
무릇 생명은 그 씨앗이 흙 속에 묻혀서 싹을 틔울 때
비로소 화ㅣㄴ해진다는 진리를 배워 봅니다, 선생님!
한알이 수백알 되었으니 대견하기는 합니다.
그덕분에 우리가 먹고 삽니다.
멋진 삶을 영위하고 계시네요~~~
옥수수와의 인연도 ....세상 모든건 연결 고리가 있나 봅니다.
겨울 준비 잘하세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가만 생각하니 이런 자연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연이란 없다고 보는게 맞는 말 같습니다.
찾아 주셔서 감사 합니다.
늦게 심은 저 옥수수도 자기 임무를 완수했네요.
늦었지만 부지런히 자라서 후손을 남긴 예쁜 빨강 옥수수...
자연의 섭리에 감사할따름.

색이 아주 예쁘고 앙증스럽습니다.
거기에 머리까지 땋았네요.
하도 앙증맞고 귀여워서 제가 장난을 좀 쳤지요.
마치 애기 같아서요.라저녀석 마르고 난 뒤에도 색감이 참 곱더리구요.
역시 자연의 섭리에 감탄할 따름입니다.
금년에 저는 주말 농장에서 옥수수 씨를 심었는데
한 뿌리 당 열매가 두 개씩 밖에 열리지 않았습니다.
크기도 매우 작았구요.
옆 고랑에 농사짓는 분에게 여쭈어보니 옥수수는 지력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거름을 많이 주어야 한다더군요.
네 맞습니다. 옥수수는 거친땅에서도 잘 적응을 합니다만 많은 거름을 필요로 합니다.
옥수수 가만보면 땅 밖으로도 뿌리가 생기는데 공기중의 질소를 빨아 들이는 역할을 하지요.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많은 곡식이다보니 거름도 많이 필요로 합니다.
아마도 지구상에 옥수수가 없다면 쇠고기도 마음놓고 먹지 못할겁니다.
사료의 70%가 옥수수를 원료로 하니까요.
더구나 옥수수로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면서 전 세계는 옥수수와 전쟁 입니다.
저도 평소에 옥수수를 좋아하여서 어디 가다가
옥수수를 보면 꼭 사먹곤 한답니다..
색감이 넘 예쁘네요..
찰기가 잘잘 흐르는거 같아서 삶아먹기도 아까울꺼
같아요..
직접 재배를 하면 애착심이랄까요
그런게 있잖습니까...ㅎ
애호박도 보이고요..
추수를 할땐 어느부자가 부럽지 않다고 하지요~ㅎ
자연은 참으로 신비로운거 같아요~!
조~~기 위의 옥수수는 삶아 먹기엔 좀 그렇고 팝콘용이라고 보면 됩니다.
잘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소금을 조금 넣고 볶으면 톡톡 팝콘이 튀어 오르지요.
도심에서 작게나마 농사를 하는일은 수확물을 거두는 재미도 재미지만 운동이 많이 되어서 좋아요.
토요일은 날씨가 많이 풀린다고 하네요.
아~~
그리운 옥수수는 여름이 그립게도 합니다.
자가생산의 기쁨은 직접 체험 해야 알겠죠?
저두 텃밭에 이것 저것 가꾸어보고 스스로 행복했답니다.
잘머물다 갑니다.
반갑습니다.
가꾸는 정성만큼 보답을 하는 흙이 오래묵은 친구 같지요.
좋은 주말 맞으세요.
저도 어릴때 아버지께서 농사를지으셔서
거들곤했는데 땅은 정직합니다..
심은대로 거둔다는진리^ 옥수수가 넘 앙증맞고 귀엽습니다..
예쁜 옥수수를 엮어달면 겨우내 예쁜 장식용역할도하고
내년에 종자로 사용하면 더~많은 수확을 할수있을것같은~~ㅎ

오랜만에 들렸습니다..여전하신모습 반갑습니다.
어느해인가 허리때문에 꼼짝 못했는데 5년주기인지 초가을부터...
지금은 조금 웬만해졌습니다만 밖앝출입은 아직입니다..
반갑습니다.
그동안 몸이 불편하셨네요.
좋아 지셨다니 다행입니다.
올 겨울이 몹시 춥다고 벌써부터 난린데 외출 하실때 조심 하셔야겠습니다.
요즘 저의집도 어머님이 밖 출입을 전혀 하시지 못합니다.
겨울이 빨리 가기를 바라고 있는데요..이제 시작이니..
이곳엔 눈도 많이 왔어요.
오늘 강릉쪽을 갔는데 다니는데 귀가 얼얼 하더라구요.
건강 하시길 빌겠습니다.
너무 예뻐요.
우리 친정에서 심은 옥수수랑 같은 종자인거 같네요.
저희 엄마는 따서 그냥 보내시는게 아니라 다 삶아서 얼려서 항상 보내주신답니다.
저는 다시 데워서 먹는일만..ㅎㅎ
벌써 드셔 보셨겠지만 맛도 정말 좋아요.
사진의 옥수수는 쥐이빨 옥수수 종자로 몹시 작습니다.
저거 말고도 말씀하신거 처럼 붉은색이 도는 찰옥수수가 있지요.
맛도 좋고 식감도 좋고 보기에도 예쁘지요.
옥수수를 수확하여 급속으로 냉동 시켰다가 다시 데워 먹으면 똑같진 않지만 거의 비슷한 맛을 보입니다.
휴일 잘 보내세요.
어머,어쩜 옥수수가 저리 예뻐요? ㅎㅎ
맛도 맛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올해 몇 그루(?) 심은 옥수수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열댓개 정도가 냉동실에 있습니다.
사진엔 제법크게 나왔지만 실제는 애기 손바닥만 합니다.
무슨 장난감을 보는것 같구요.
저녀석을 봉투에 넣고 전자렌지에 돌리면 바로 팝콘이 됩니다.
옥수수 키가 아마 50 Cm나 될라나요.
저도 심고나서 깜짝 놀랐는데 처음엔 없는줄 알았어요.

저 옥수수가 무엇에 쓰이는건지는 여러모로 알아 보아도 통 모르겠던데요
참 하시는 일도 다양합니다.
전 이 정도의 직장생활에도 지쳐서 퇴근하면 꼬짝하기도 싫은데
사업하시며 농사지으시며, 사진찍으시고 . . . 요즘에 집필량도 엄청나게 느셨습니다.

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손바닥만한 밭이니 다양하고 말고 할것도 없습니다.
그것도 대부분 아내가 하니..
저도 사정은 별반 다를거 없습니다.ㅎㅎ
"열무김치"님...이상도하지요..?

나도 3일전에 수시로 산보하던 길을 걷노라니
2차 도로가 철사망 울타리안 밭에
내 두 주먹보다 약간크고 내 머리통[?]보다는 약간 작은 파란 둥근호박이

추운 겨울임에도 빤히 눈뜨고 나를 쳐다보고 있어
저놈이 얼었으리라..?..아니 얼었으면..하고

얕은 울타리를 찾아 그놈이 있는 곳을 가보니
이놈은 아니보이고 누렇게 커버린 쑥대와 억새풀사이로

여기저기 콩대가 쓸어져서..어느 것은 눈에..
어느 것은 어름에 얼린채 누워있는데..콩깍지가 매달려있어

난 고놈[호박]은 잊어버리고 콩깍지를 따기 시작하여
주운 비닐 봉다리에 넣고 집에와서 내"0순위"와 며느리 보고 까라 했더니..

강낭콩이 작은 됫박으로 3~4되...ㅎㅎ

우와..~
됫박으로 서너되면 작은량이 아닌데요.
누가 가을걷이를 하지 않았나 봅니다.
주인이 따로 있었네요.
잘 하셨습니다.
덕분에 강낭콩으로 떡이나 밥을 해 드시면 맛이 별날것 같네요.
재수 좋아서 얻어진것으로 뭘 해먹으면 맛이 더 좋지 않습니까.

다음주엔 주초 눈이 내리고 주 내내 추울거라고 하네요.
요즘 미세먼지로 병원이 만원입니다.
즐거운 주말 맞으십시요.
혹여 저 옥수수가 개량된 미니옥수수는 아닌가 싶네요
몸매는 작아도 쫄깃한 맛이 좋은......
생명의 신비와 위대한 탄생이 경이롭습니다
생각엔 팝콘용 옥수수 같습니다. 쥐이빨 옥수수라고 하는..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웬만큼 심어서는 가을에 거둘게 많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곡식에도 애완용이 있다면 이런게 아닐까요.
앙증맞고 색감이 뛰어나 시각적인 효과가 좋네요.
반갑습니다
토실토실 잘도 영글어 주인의 고임을 받는 작은 옥수수
새로운 경이와 대자연의 풍성함을 배우는 님은
마음이 참 고우시네요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볕 좋은 휴일 아침입니다.
반갑습니다.
찾아와 주셔서 기쁘구요.
등산로 작은 밭에심었던 아주 작은 옥수수인데 팝콘용으로 써보니 괜찮더군요.
색감도 좋구요.
좋은 휴일 맞으십시요.
오늘 같은 날 고구마랑 같이 한 솥 쪄서
따스한 아랫목에 이불 덮고 앉아 먹었으면 좋겠어요 ㅎ

저도 옥수수 자루 보고 있습니다
뻥 튀밥 만들러 다녀와야 겠구나 ...하네요 ...
멀라까지 마실오셨네요.
평창지방에는 여름에 옥수수를 따서 급랭했다가 겨울에 쪄 먹는답니다.
같지는 않아도 80%는 맛이 납니다.

등산로 주변에 밭을 좀 만들었는데 해마다 부산을 떱니다.
사실 투자비용이 사먹는 것 보다 더 들어가는데 크는 재미에 합니다.
농사를 했던 습관을 버리지 못한 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