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초겨울밤에 내리는 비

*열무김치 2013. 11. 26. 23:16

 

소음이 숨어버린 혼자만의 밤

추적추적 초겨울 비가 내린다.

 

모두들 어느 지붕밑에 숨어

지나온 가을 추억을 털어낼까.                         

 

                                                                    

 

 

 

 

별거 아니라고 했는데

소소한 일상들이 시비를 걸어와

연탄은 몇장을 사야 하지?

애들 겨울옷을 또 사줘야 하나?

전기세가 또 올랐다는데

 

물끄러미 바라다 본 희미한 가로등 밑

고개숙인 발걸음이 지나고

이내 우산도 쓰지않은 想念이 서있다.

무심한 그 얼굴이 웃네

잊어 버렸는데 뭐가 그립다고

몇 푼 안되는 옛 기억을 겨울비에  덤탱이 씌우고

반 쯤 마신 커피잔으로 고상하게 턱을 괴면

쟤도 날 좀 괜찮게 보려나.

 

겨울비 하늘로

비닐우산 덮어 쓴 꼬맹이가 올라가고

빨간 장화를 신은 소녀도 달려가고

그때 그애도 웃네

그렇게 눈치도 없이 숙맥이더니

어쩌다 나를 기억이나 해 줄까

 

창문 닫기 바쁘게

손가락을 꼽는다.

비가 눈으로 바뀌면 어쩌누.

돈푼깨나 들어야 스노우 타이어로 바꾸겠지?

 

 

 

   겨울비     

 

그러니 내 뭐랬소엔간이  말랐거든 지근지근 털으라니까콩 낟가리 팥 낟가리  속속들이 물 배이네옛년 오줌대중 대듯 주먹구구만 대더니보아하니 믿는 구석도 없네

 

담배연기  훠어이 빗속으로 따라 나서며대설이 아직인데 못먹기야 하겄어?바짝 얼면 더 날지 누가 알어

 

멋쩍은 겨울비 시퍼르둥둥  궁둥이에 매달고 그칠새라 내달린다겨울비 오는데 무슨 벼슬났어?수원집 여편네 막걸리 처마신거 쌀로 달라더라.소설이 엊그젠데 쓰잘데기 없는 비 오는거 봐지놈이 무슨 건달이라고  낮술이야 낮술이영감탱이나 날이나 그짝이여

 

콩 낟가리에 앉은 직박구리  슬프다저녁연기 낮게 깔리고 땅거미 어슬렁 거려

송서방 목으로 넘어가는 겨울비

(2005년)

 

 

다녀가심 감사드립니다
홍시의 느낌이 참 좋습니다
저 홍시위로 하얀눈이 쌓인 모습도 연상 되네요
좋은겨울 아름다운 겨울 보내세요 꾸~~~벅
예전에 시를 쓰셨다는 것인가요
시의 가치가 있습니다
함부로 짓거리는 말이 아름답습니다 ^^
제 기억 속의 빨간 장화를 신은 소녀도 달려갑니다.
그렇게도 숙맥이었던 모양입니다. 핫핫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