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 떠나는 길 허호녕님의 블로그에서 http://blog.daum.net/honjaa/
* 술 마시고 싶은 날
서동안
그날 술을 마신 건
온전히 그 여자 때문이었습니다
막차가 제 시간에 도착만 했더라도
기다리다 지쳐
택시를 타려고 버스 대합실 문을 밀치고 나가려다
뒤로 벌러덩 넘어졌지요
바깥쪽에서 미는 힘과
뒤돌아보면서 미는 힘과의 차이를 실감 한 날이기도 하지요
미안해하기에
처지가 비슷한 것 같으니 술이나 한 잔 하자 했지요
텅 빈 창자 속에 짜르르 넘어가는 소주가
포장마차 소주가 그렇게 맛있는 줄
내 나이 스무 살 때 처음 알았지요
간드레 불빛에 윤기 자르르 흐르는 생머리 때문이었던가
술술 잘 넘어가는 술에 취기가 올라
그의 팔을 부축하고
아니죠, 그가 내 팔을 부축하고 나왔을 때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지요
가야 한다며
그 여자가 악수를 청하였지요,
손을 잡은 기억 반쯤 더듬어 보니
이름도 적히지 않은
파란 비닐우산 하나 대합실 의자에 놓여 있었지요
술 마시고 싶은 날
막차가 조금 늦게 오면 안되나요
특히 가을비가 소담스럽게 내리는 저녁에
그 여자가 다시 막차를 타러 오면 안 되나요, 내 나이 스무 살 때
이글은 산마을님의 블로그에서 옮겨 온 글입니다. http://blog.daum.net/sdargn710
*치악산 (12년 가을)
*제천
일상
남의 손에 든 사과가 더 커보이는 건 어른이 된 뒤에도 달라지지 않았네.
저 인생이 더 나은가 하여 기웃거렸는데
그 인생도 넌즈시 건너다 보더군
왼쪽 주머니 알량함을 오른쪽 주머니로 옮겨도
딱히 달라질것도 없는 된장국 같은 날 들
살아온게 억울하다고
어젯밤 투덜거리던 아내
아침 부엌에 또닥또닥 풋호박 써는 소리
거무둥둥한 옹기그릇에 된장국이 끓는다.
된장국이 어딘가
적어도 날 속이진 않았으니 ..
여보, 밥 먹어요.
아내의 목소리에 가을이 들었다.
요런 풍경을 만나면 마음이 다급해 집니다..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는 가을빛 앞에
늘 허둥지둥 하다가 주말이면 자신을 찾아갈수
있어 설레임 같은걸 느끼면서 잠까지 설쳐지는것은
가을이 안겨다 주는 감성때문인거 같아요..ㅎ
가을정취에 풍덩 빠졌다 갑니다..ㅎ
휴일 가을과 행복한 동행 하세요~!
뉴스에는 단풍이 한창이라고 부추기는데
게으른 몸은 휴일이라고 끝도 없이 쳐지기만 합니다.
내일은 산에나 가야겠습니다.
- 청청수-
누가 더 커 보일런지는 몰라도 사는것이 키재기 하며는 다 거기서 거기지요.
우리네 사는 모습은 재미있읍니다.
가을이라 바쁘신데도 사진과 글을 올리시네요.
그곳은 서울에 비해서 많이 춥지요?
읽으면서 그림이 함께 그려지는 멋진 글이었어요.
가을은 빈가슴이 더 크게 요동칩니다.
그렇다고 채워지지도 않는 가슴이면서도 그리움에 갈증을 하고 앓이를 하니 참 우스워요.
그래도 슬픔과 고독이 묻어있는 가을을 사랑하려 합니다.
동동주 한잔 앞에 놓고 추억에 젖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남의 손에 든 사과는 왜 그리도 커 보이는지요.
잔잔한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끼게 하는 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날마다 먹어도 질리지 않는 구수한 된장찌개처럼요.
열무김치님!
동강을 따라 영월에서 담아온 가을정취 한소쿠리 건네 드리며 인사드립니다.
가을비 내리는 오늘도 커피 닮은 진한 가을사랑을 느끼는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아름다운 영상에 제 작은 글
함께 올려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선생님!
뒤돌아 보면 억울한 일들이 어디 한 두가지 뿐이시겠습니까
그래도 선생님을 사랑 하시기에 옆에서 늘 함께 해 오신
사모님의 푸념 아닌 푸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선생님!
염려 덕분에 김삿갓 문화제 잘다녀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오후 시간도 행복으로 가득 하시기 바랍니다
참 즐겁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대문사진에 모델이 참 예쁘네요!!!
마지막글은 웬지
우리의 삶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서동안님의 스무해때 풍경이로군요
내나이 스무살, 그때 무얼했을지...
가슴시린 기억도 지금에선 추억이 될만큼
세월이 훌쩍 흘러버렸네요...
사는일이 된장국같다는 표현이
어찌나 정겹고 공감이 되느지요^^
모양은 세련스럽지 못함에도
끓을수록 깊은맛을 내는 된장국이야말로
인생을 닮았다는 생각을 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