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명절과 이혼

*열무김치 2013. 9. 23. 22:52

 

추석이나 설 명절이 끝난뒤 이혼율이 평소보다 두배에서 세배까지 상승한다는 통계를 보았다.

달갑지 않은 시댁에 가서 이런저런 시달림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명절 명목으로 지출되는 각종 경비문제로 부부간 다투는 경우가 많아

작은일이 큰 불씨로 번지면서 이혼까지 이른다는 얘기다.

그 통계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 없으니 가십거리는 아닌 듯 하다.

명절을 꼭 시댁으로만 가야 하나, 처가부터 갈 수도 있는거지..등의 불만이 설득력을 얻는걸 보면 시대가 바뀐 건 사실이다.

매년 명절이 되면 민족의 대 이동이란 수식어가 붙을만큼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떠난다.

이 아름다운 동행뒤엔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한때 금의환향 (錦衣還鄕) 이라는 말이 유행하던 때 가 있었다.

말의 뜻이 왜곡되기는 했지만 양복 쫙 빼입고 비까번쩍한 승용차 떡하니 타고서 명절날 동네에 보란듯이 들어서는걸 꿈으로 여기던 시절.

실제 그 꿈을 현실로 이루고 명절날 온 동네 사람들에게 막걸리 푸지게 푸고 어깨에 힘주던 사람들도 있었다.

시골에 남아 농사깨나 짓던 동네 선 후배들도 주눅이 들어 신세타령을 하게 만들던.

비록 당신들은 비탈진 밭에서 평생 골 빠지게 일을 했을망정 도시로 나가 가뭄에 콩나듯 찾아오는 아들 며느리가 자신의 삶인양 뿌듯해 하던 시절이었다.

 

자신의 울타리를 벗어남이 싫은 게다.

미운정도 정이라는데 함께 부딯치는 일도 거의 없었으니 어쩌다 만나는 시부모가 며느리 입장에서는 뻘쭘한 일이다.

시각적인 마침표를 찍기 바쁘게 그곳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

아직 현존하는 제사문화도 귀차니즘의 대상이다.

하여 산사람에게나 잘하지 바리바리 차리느라 산사람 고생한다는 불평이 노골적이다.

벌초대행이니 제사대행에 맡기고 해외로 훌쩍 날라가는 일이 모나지 않는 세상이다.

요즘 鬼神은 스마트해서 절하는 사람 바뀌어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니.

전에는 많이 참았고 작금 그 참을성이 줄어들면서 명절 문화의 명암은 밝음에서 흐림이다.

 

명절에 아들 며느리는 꼭 와야 한다는 강박관념의 시선을 바꿀때가 된 듯 싶다.

며느리는 얼른 보내기 싫고 시집간 딸은 왜 안오나 기다리는 부모 마음도 마찬가지다.

이제 아들 며느리를 거닐고 사는집이 거의 없으니 현실이 적당하게 타협하라고 협박을 한다.

당신들 살아 온 세월이 다른데 내 죽기 전에 그 꼴을 어찌보나.

1년에 한 두 번 얼굴 내미는걸 갈라설 만큼 호들갑이냐.

내 지들한테 손 내미는 거 없고, 호의호식 부탁한 적도 없거늘, 명절 한 두 날 고생 좀 한다고 집안을 잡고 아들을 잡나.

당신도 딸이고 며느리였는데 그 서운함은 지난날을 모두 잊어 버렸다.

 

좋은일 보라고 있는 명절인데 조금씩 타협을 하자.

세상이 바뀌는데 어쩌랴.

부모가 역귀성도 한다는데  명절날 시댁에 한 번 처가에 한 번 먼저 가도록 배려하면 되지 않을까?

남자들 역시 명절날 좁쌀영감이 되어 앞치마를 둘러보자.

지짐질 좀 거든다고 거시기 두 쪽이 사라지는것도 아니다.

마누라 없어지고 혼자 남아 본 들 곁눈질로 유혹할 여자도 하늘에 별따기다.

보따리 크면 그거라도 쳐다볼까  튿어진 바지 꿰메줄 조강지처는 아니다.

쭈그러진 얼굴에 이가 서말이란 말이 괜히 나왔을라고.

차례를 지내고 조상의 묘 를 찾는일도 금세기안에 큰 변화가 있을것으로 보인다.

장묘 문화가 근래 급격한 변화를 맞는 걸 보면 대강의 답이 나온다.

 

 

 

 

 

 

 

다른관점에서 보면 명절은 경제적인 흐름의 대 동맥이다.

명절을 준비하는 가정주부로서는 부담으로 다가 오겠지만 각 기업체에서 생산되는 공산품이나 농 축산물, 수산물이 추석이나 설 명절을 전후로 일대 전환기를 거친다.

만일 명절이 모두 사라진다면 그 피해가 내 발등으로 고스란히 떨어질것이다.

명절에 떡이나 과일등의 차례 음식은 물론  선물로 주고받는 공산품, 농 수 축산물등은 때론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필요 이상으로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시각적인 면으로만 본다면 필요 이상의 음식이나 물품은 자칫 낭비고 스트레스다.

그런데 시야를 좀 넓히면 그덕에 그동안의 적체 되었던 시장의 숨통이 잠시나마 트인다.

그를 깃점으로 다시 생산성이 올라가고 농촌이나 어촌에 활력이 돈다.

뭐..덕분에 갈비도 좀 뜯고, 평소 비싸서 못입어 보던 옷이나 귀한 식재료등을 모처럼 마주할 수 있으니 크게보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자주 보지 못하는 자식들에게 푼돈 이나마 얻어쓸 수 있는 기회가 명절이나 생일 말고 얼마나 되나.

명절은 가재미 눈처럼 생활을 홀기지만 홀기는 가재미구이는 맛나다.

 

이양반아..

그걸 누가 모르나.

당장 살기도 벅벅하다니깐.

팔자좋게 큰 그림을 그리기엔 주머니가 너무 얇다고..

그러니 마누라 잔소리 많고 명절이면 돈타령에 짜증나지.

자넨 그런거 신경 안쓰고 넉넉 한게벼?

 

 

 

 

 

아~~저도 그 기사 본 기억이 나네요!!
명절이 얼마나 힘들면, 이런말이 나올까~~생각을 하게 됩니다.
열무김치님 말처럼 이제는 변화된 시대를 반영하여
설거지는 기본이고, 이제 전도 부쳐야 합니다 ㅋㅋ
저는 참 보수적인 사람인가 봐요
내 몸이 조금만 더 힘들면 되는 것을
굳이 남자들을 시켜서야 되겠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들거든요
그래서인지 며느리도 안쓰러워 설걷이도 못 시키겠어요
하늘님은 사랑받는 남편이요 아빠일 것 같아요 ㅋㅋㅋ
저딴에는 할려고 하는데
그래도 70점정도 밖에 안되는것 같아요!!
아직도 많은 불만이 있는 것을 보면요!!ㅋㅋ
앞으로도 전 부지런히 부치십시요.
고생끝에 낙이 옵니다.ㅎㅎ
구구절절 공감하는 글에 고개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가정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며느리 입장에서 명절은 유쾌한 일이 아닌 것만은 사실이지요
경제적인 면도 그렇지만 명절음식을 준비하는 건
중노동만큼이나 힘들기도 하고요.
이러니 명정증후군이니 이혼이니 하는 얘기들이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 같습니다.

변하는 세상 따라 우리네 생각이나 관습도
조금은 변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며늘아기를 친정에 먼저 다녀오도록 했지만요.

열무김치님!
추석은 즐겁게 보내셨지요?
이렇게 개으른 인사로 안부 여쭈네요.

요즘 감기가 독합니다
조심하십시오^^*
친정에 먼저 잘 보내셨습니다.
며느님이 그걸 알테니 더 잘 할겁니다.

비가 한바탕 내리더니 기온이 많이 내려 가네요.
가을 중턱으로 갑니다.
세상은 마하의 속도로 변해가는데 우리가 그 변화를 겨우 도보로 따라잡고 있는 격입니다
일단 유교사상의 전통때문에 힘들어하는데 이것은 각각의 개인의 가정의 명절이라기보다
차라리 국가적 페스티벌을 하면서 즐기라면 좀 발칙한 상상인가요?
발칙한 상상이라기보다는 앞으로 그런방향으로 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 아이들 공부하면서 대부분 자기만의 삶을 산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구세대의 생활방식을 강요하기엔 한계가 분명 합니다.
더구나 명절 음식을 스스로 한다는건 웬만해서는 힘들구요.
멀리 보지말고 당장 아들 딸이 그렇지 않습니까.

사실 이런 걱정들은 기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주 옛날 어르신들이 우리세대를 걱정 했지만 멀쩡하게 살았듯이 다음세대들도 그들 스스로 잘 이겨내고 좋은 방법을 찾아 갈겁니다.
맞아요
늘 다음세대들이 못마땅해서 세상 말세라고 그런 말을 윗세대들이 달고 살았지만
결국 지금까지 이어져왔으니요
명절이 끝나기 무섭게 같은 레퍼토리 뉴스를 꼭 보는 것 같습니다.
변화된 세상이 유교적,보수적 사고를 지닌 어르신들의 생각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니 트러블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옛것도 소중하고 전통과 관습 또한 무시할 수 없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가 조율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꼭 명절에만 성묘하고 고향집을 찾는 것도 좀 변화 되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생각입니다
세월이 변하니 따라가야지요.
전에는 화장 문화가 갈등이 많았지만 이제 보편화 되었듯이 명절 문화도 수년안에 큰 변화를 맞을것으로 보입니다.
미래 세대는 나름대로 또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또 지는 세대들이 끝까지 옛것을 고집할 수도 없는일이구요.
그렇더라도 가족간의 정은 이어져 나가야겠지요.
참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명절에 모두 모여 즐거워야 할것인데, 누가 일을 더 많이 했느니
적게 했느니 ,누구는 무엇밖에 가지고 오지 않았다느니,
시댁에서는 간신히 참고 차를 타고 떠나면서부터 싸움이 시작되나 봅니다.

제 생각에는 남편들이 부인의 힘든것을 도와주면 될것같습니다.
부인들은 일하는데 안주 가져와라, 술 사와라, 심부름을 시키면 정말 ???

남편들이여!
명절에 앞치마를 입읍시다!
쪼겨나지 않기위해서....
하하~
전 일찌감치 송편도 빚고 지짐질도 도와 주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당연하게 시킵니다.
처음엔 어머님의 시선이 영 좋지 않으셨는데 근래엔 못본척 하십니다.

쫓겨난다는 말을 들으니 한편 우습고 ..
진짜 쫓겨나는 남편들 더러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군요.
남자들은 나이 들면서 감성적이 되고 여자들은 왈가닥이 된다는 말 , 처음엔 흘려 들었는데 사실 같네요.

송편도 빚어주고 전도 부쳐 주었으니 설마 쫓겨나지는 않겠지요. 하하..
저도 결혼초기에는 명절이 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이제는 으례히 자신의 몫이려니 한답니다..ㅎ
그런기억이 싫어서 며늘아이한테는 절대로 그런 강박관념이
들지 않게 하려고 노력과 배려를 많이 하는편이죠...
이제는 우리네 세대에서는 봉건적이고 유교적인 생각들이
변화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 그럴려고 노력을 하고 있구요...ㅎ
유익한 글 잘 보았습니다..
시대가 거꾸로 되어 명절이 되면 며느리,딸이 고생이 아니라 부모인 우리가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사람사는 세상이라 공평을 내세우지만 명절에 누가 일찍왔네,얼굴만 비치고 갑네 돈을 적게 내놓는다는 둥 불평하지 않고 내가 좀 고생하면 다른 사람이 명절 하루라도 편한거라는 희생을하는 분들은 없는 것 같더군요
우리 명절이란 것 춥고 배고픈 시절도 아니고 집에 가며 집에 가져갈 음식까지 하는지 시대가 변한 만큼 개혁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