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화목
*열무김치
2012. 1. 19. 23:05
농사를 많이 하는 처가는 기르는 가축도 많고 농삿일도 많은데 난방은 전기도, 기름도, 가스도 아닌 화목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다.
그거 땔감 구하느라 힘들지 않느냐고 하면 운동삼아 하면 즐겁단다.
나역시 시골살림을 오래 해서 땔감 구하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라는걸 아는터라 그말이 쉽게 들리진 않았지만 적지않게 쌓아놓은 땔감더미를 보고는 입이 떡 벌어졌다.
전에는 일일이 톱으로 자르고 도끼로 장작을 패는 수고를 했지만 이제는 전기톱이 있으니 일이 훨씬 수월해 졌다.
시커먼 화목보일러에 굵직한 장작 몇개만 넣어 놓으면 집안이 나긋해진다.
툭 툭 장작 타는 소리는 잠을 불러오고 나무 타는 냄새는 아무리 맡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난로에서 꺼낸 벌건 숯불에 고등어를 구워내고 감자나 고구마를 구워 먹는일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실버세대가 늘어 나면서 농촌이나 산골로 들어가 이렇게 한번 살아 보겠다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소식이다.
실제로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꽤 있다.
하지만 이런 생활이 녹녹할 리 없다.
그래도 마음 편하고 단순하게 살고픈 사람 마음은 세월 흘러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