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우아해 지는것도 쉽지않다.

*열무김치 2011. 10. 2. 21:00

 

멋쟁이 아주머니가 이웃에 산다. 

평소 멋쟁이로 소문이 나 있는데다 실제로 패션감각이 남다르다는걸 볼 때 마다 느꼈다.

나이에 비해 얼굴선도 곱고 말하는 것도 나긋해서 참 곱게 늙어가는 여자구나 내심 생각했다.

"당신도 좀 저렇게 가꿔 보라구.멋지잖아.."

"돈 좀 주세요. 저 아줌마 입고 있는 게 얼마짜리인 줄이나 아셔?

멋은 아시나 보네."

쩝..

대개 대화는 이런 식으로 끝난다.

 

 

가을이고 해서 쇼핑몰에 평소 눈여겨보던 여자 옷 하나를 주문했다.

아내 생일에 맞추어 생색이나 좀 내 보려고..

하지만 이게 독단적으로 할 일이 아니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배달되어온 옷을 생일날 아침에 아내에게 펼쳐주자 이내 불만이 쏟아졌다.

"이게 뭐야? 옷 색깔이 완전 노색이잖아. 이거 얼마 줬는데?"

"얼마가 뭐가 중요해. 내가 보기엔 세련되고 멋지기만 하고만.."

"고맙기는 한데, 의논을 하고 샀어야지.. 반품하고 현찰로 줘."

 

 

멋쟁이 아줌마가 놀러를 온 모양이다.

휴일에 어깨도 아프고 하여 방안에 누워 있었다.

마침 어머님이 동생네 집에 수 주일 간 가 계시던 관계로 평소엔 거의 오지 않던 동네 아줌마들의 출입이 잦았다.

흐흐.. 낄낄.. 한참 동안 수다가 이어지고..

잠시 뒤 몇 분의 동네 아주머니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커피를 끓이는지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났다.

헛~ 이거 저 아줌마들 돌아가기 전엔 밖으로 나가기 글렀네.

한동안 떠들썩하더니

뿡~

대포알 같은 방귀소리가 들렸다.

큭큭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따발총 소리가 들려왔다.

부다 다다닥~

야야~ 밖으로 나가, 방독면, 죽겠네, 어쩌고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더 큰소리가 났다.

뿌아아아악~ 뿌~ㅇ

 

 

나오는 웃음을 참으려고 엎드렸다.

내가 웃는 소리를 들었는지 어쨌는지 조금 뒤 아주머니들이 황급히 나갔다.

아내가 방 안으로 들어오며

"귀를 좀 막지. 모두들 당신 없는 줄 알고 있었다니까."

" 무방비로 들려오는 걸 어쩌라고. 근데, 그 대포소리는 누구야?

정말 대단하더라. 난 괴뢰군이 쳐들어 온 줄 알았다니깐."

"남자들은 괜찮고 여자는 안 되는 거야?

당신도 남한테 안 빠지잖아."

"아니, 내가 언제.. 남들이 들으면 진짜로 알겠다. 그 아줌마지?

"몰러, 멋쟁이와 방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앞으로 멋쟁이 아줌마 보면 따발총 소리가 생각나서 어쩔까나.

ㅋㅋ~우아해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ㅎㅎㅎㅎ....
가족과 더불어 떠들썩하게 보낸 연휴 마지막 날....재밌게 읽고 웃습니다.ㅎㅎㅎ
겉은 우아하고 멋쟁이여도 사람 살아가는 모습과 생활은 거의 같지 않겠는지요~ㅎㅎㅎㅎ
저도 멋쟁이 아줌마를 거리에서 보게 된다면 따발총이 생각날만큼 많이 웃었습니다.

아래 에니메이션도 재밌습니다.ㅎㅎㅎ
예전 생각이 납니다.
제가 존경하는 분이 있었는데 같이 식사할 기회가 있어서
밥을 같이 먹는데 수저밥 위에 김치를 올려 놓고
입을 크게 벌리고 드시는것이예요.
그리고 김치 집었던 손가락을 빠시는것을 보고 너무 실망했던 기억이납니다.

멋있는 사람은 그렇게 먹으면 않되는줄 알았었으니까요ㅎㅎㅎ
(ㅋ)(ㅋ)(ㅋ)(ㅋ) 아무리 멋쟁이라도 생리현상을 어쩔까요 (ㅎㅎ)(ㅎ)
쇼핑몰에서 옷을 사주시다니요 (ㅎㅎ)
혼날일을 하셨네요 (ㅎㅎ)(ㅎ)

저도 생일선물을 현찰로 달라고 합니다만 (ㅎㅎ)
가끔은 받았는지 안받았는지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오래전에 핸드백하나 사준것은 볼때마다 생각이 나는데말입니다 (ㅎㅎ)(ㅎ)
아침부터 많이 웃습니다(~)(~)(하하)(하하)(하하)
열무님글 보면서 저도 생각나는일도 있고해서(~)(~)
울 옆지기도 결혼초 제생일에 동네양품점에 걸려있는 블라우스하나를 사왔드라구여..
주황색으로된 예쁜거였는데 정말 주황색은 여간해선 다른옷과 받처입기도 어렵구...
암튼 그날 이후론 제 생일선물은 없습니다....밖에서 가끔 외식으로(~)(~)(ㅎ)

재미있는 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한번 웃게 됩니다
웃음의 행복지수 건강 보약이러지요
블방에 방문햐서 웃음 얻어갑니다.
내내 즐거루시길요. .
오랜만에 들러 재밌는 글 보고 웃습니다.^^
글도 참 편안하게 잘 쓰시네요.
멋쟁이 아주머니가 얼마나 민망했을까요.ㅎㅎ

열무김치님은 참 다정다감하시네요.
아내에게 옷 선물을 다 하시구...
아내분도 속으로는 감동하셨을거예요.ㅎㅎ
주변에 무술을 제대로 한 후배가 지방에서 근무하다가

마누라 생일날 장미 한다발 택배로 보냈다가 맞아죽는 줄 알았답니다.

"이게 머야~ ~~~ 현금으로 달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