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례식
우리 모두가 그런건 아닐게다.
또 그렇게 믿고싶다
얼마전 아는분의 장례식에 참석을 하게 되었다.
날씨도 뜨겁고 장지도 제법 멀어서 막상 장지에 가는 사람이 많지않아 동행을 하게 되었다.
차에서 내려 장지까지는 한참을 더 들어가야했다.
비지땀을 흘리며 장지에 도착하니 거의 한나절이 지나 있었다.
하관시간을 맞추느라 급하게 일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여기애서 잡음이 좀 생겼다.
요즘 어지간하면 거의 굴삭기를 이용하기때문에 사람이 땅을파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럭저럭 일을 마치고 그늘에서 땀을 훔치고 있는데 어디선가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
장례식에서 누가 싸운담?
하지만 싸우는 소리가 너무커서 그곳으로 갔는데..
싸우는 사람들은 상복을 입은 상주들이었다.
언쟁을 하는게 아니라 서로 멱살을 붙잡고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모두들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그들은 사람들 시선은 아랑곳않고 욕설을 해대며 난투극을 벌이고 있었다.
보다못해 몇사람이 내려가 뜯어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술이 얼근하게 취해 있는데다 싸움의 주체가 누군인지 , 또 누구를 말려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아이구야..
이게 무슨 시장판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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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그 사정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들의 부모인 고인이 오랜동안 병원에서 있다가 자식들 누구도 모시기 싫다하여 노인 요양원에 보내지게 되었단다.
처음에는 요양원에 들어가는 비용을 서로 보태기로 하였는데 시간이 가면서 그게 말처럼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로인해 갈등이 생기고 형제들간에 보이지 않는 불신의 골이 깊게 패인듯 했다.
부모님이 돌아기신뒤 그동안 눌려있던 이런 문제들이 장례식에서 한꺼번에 표출이 되었던걸로 보인다.
하지만 어른들이 장례식에서 서로 다투는일은 일의 잘잘못을 떠나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얼굴이 뜨거운 일이었다.
실버시대를 얘기하면서 많은 의견들이 홍수를 이룬다.
5~60년대의 베이비 붐을 타고난 지금의 50대들이 노인으로 진입하는 시기를 놓고 정부에서도 생각이 많은듯하다.
사실 지금 노령기에 접어든 어르신들은 한편으로 안됐다는 생각도 든다.
모든게 열악했던 지난날 그저 먹고살기위해 고군분투했고 자식들 뒷바라지로 일평생을 보냈는데 그동안 세월이 너무 빠르게 변했던탓에 지금에 와서는 물과 기름처럼 분리 된듯한 느낌이 든다.
밋밋하게 사회가 변했다면 그 충격이 좀 덜할텐데 참..우리는 너무도 많이 변했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젊은이들은 사려깊게 이 문제에 접근하려 하지 않는다.
또 솔직하게 말한다면 이렇게된게 기성세대의 몫이 적다고는 할 수 없다.
누구나 이 문제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
어떤 형태로든 같은길을 걸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두들 걱정만 하지말고 국가는 노인 복지문제에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실질적인 계획을 수립해 나가야하고 또 각 가정들로하여금 이 문제를 귀찮고 거북스러운 일로 여겨지지 않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단순 논리로는 발등에 떨어진 고령화 문제가 풀리지 않을것 같다.
하지만 부모님을 보살펴 드리면서 살아가는 형편대로 최소한의 도리를 다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인다면 그 자녀의 행동이 우리가 염려하는 수준까지 가겠는가 .
세상에 거저는 없기때문이다.
당연히 해야할 도리로 알고 모시던일이
이제는 모든것이 돈과 연관이 지어지면서 더 형제자매간의 우애도 없어지는것 같습니다
어쩌다 우애있게 지내는 집들이 더 각별해 보이는게 현실입니다
저도 오늘 상가집에 가야합니다
친구 시어머니가 어젯밤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느그 아부지가고 수십 년을 니 하나를 남편 삼아서 자식 삼아서 의지하며 살아왔다~ 별일 있어도 늘 야물게 심지 박고 집안을 지켜야 한다.'
논밭 때기 하나 없는 촌에서 손아래로 세 남매를 둔 제가 초등학교 6학년이던 그해 아버지가 저세상으로 가셨답니다.
'열무김치'님 말씀에 너무도 공감이 가서 부모님을 잠깐 생각합니다.
우리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세상천지에서 누구보다도 위대한 성인(聖人)임은 더 말 할 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함께 살면서도 연세가 있어 예전 같지 않기에 늘 불안 초조한 어머님!
'저러다 미끄러지면 어떡하나~'
'저러다 주저앉으면 어떡하나~'
'하아~ 저러다 그냥 가시기라도 한다면 그땐 정말 나 어떡하나~'
제가 마흔의 중반을 살면서 느낀 건데 대한민국은 가진 것 없는 집안이 좀처럼 편해질 기회를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비뚤어진 세태를 너무도 자주 접하다 보니 전혀 다른 자아가 자신을 위안합니다.
'그래 물질 그까짓 거 없으니 얼마나 다행이냐! 만약에 논밭이나 하물며 가진 부모라도 만났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을 버텨낼 정신이 자리할 수 있었겠어?'
아버님 가셨던 그해의 마이너스 살림보단 지금은 물질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많이 자랐지만, 무엇보다도 비뚤어지지 않으려고 언제나 다잡았던 저 자신이 대견해 보입니다.
그보다는 무엇보다도 저를 이곳까지 올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주위의 많은 어르신, 스승님, 특히 어머님이 고맙습니다.
제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좋은 글 올려주신 '열무김치' 님 고맙습니다.
감기걸리지 마시고 오늘도 즐거운 출발이기를….
가끔 장례식에서 싸우는걸 목격하는데
백발백중 재산문제거나 윗글처럼 부모를 모신것에 대한 쌓인 감정이 원인이랍니다.
사회복지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찢어지게 가난하여도 자식이라고 호적에 올라가 있으면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이런 모습은 어디에서나 보지 않아야 할텐데...